두 그룹으로 분열된 인상파

『세상을 바꾼 화가 마네』 181화

by 오래된 타자기



17장-5
(1882)



처음 시작한 화가 집단은 어느새 두 그룹으로 분열하고 말았다. 본 줄기에서 떨어져 나온 모네와 시슬레, 르누아르는 반 부르주아 반역도당들과 대적하기 위한 미스터 부게로가 심사위원장으로 있는 미술전람회에 어떡해서든지 입상하여 수상 메달을 목에 걸고자 애썼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왼쪽), 알프레드 시슬레(가운데), 클로드 모네(오른쪽).


반 부르주아 대열의 선봉엔 피사로가 앞장섰다. 피사로야말로 가장 순수한 동기에서 그러했다지만, 드가와 베르트 모리소 역시 그들의 삶에서 아무것도 잃을 게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한편으로는 그런 피사로가 너무도 고마워서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고자 한 입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까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자화상.


요약하면, 옛날부터 주변에 속해있던 이들 가운데에서 격심한 혼란이 가중되었던 탓이다. 기이하게도 마네를 도외시한 채, 다른 이들에게만 수상 메달이 수여된 것 역시 마네에게서 혁명에 대한 광신적 태도가 엿보인다는 점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마네의 동료들에 비해 훨씬 더 강경한 입장을 띠고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대부분의 일반 대중은 마네를 아직도 ‘회화를 통한 폭력’을 행사한 인물 정도로만 여기고 있었다.


폭도이면서 동시에 수상 메달을 거머쥔 화가!


제도권에서는 마네는 오로지 공포의 대상이었다.


마네는 늘 부르주아들이 질겁할 일만 벌이곤 했다. 그런 탓에 마네는 넥타이를 맨 정장에 어울리도록 웃옷엔 행커치프를 꽂고 구색을 맞춰 실크해트 모자까지 쓰고자 했던 초기의 강박관념에 따른 행동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다.


에두아르 마네


사실상 강경론자들 가운데 제일 나이가 많았던 피사로는 인상파 전시회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피사로의 마음은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를 신봉한 이유로 말미암아 언젠가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해 줄 것이란 믿음에 사로잡혀 예술을 공산화하고 회화를 계급투쟁의 선봉으로 삼으리라 피사로는 늘 생각하고 있었다.


드가는 동료들 어느 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자신을 속이려고만 든다는 생각에 그들과 갈라섰다. 새로이 참가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더군다나 여섯 번째 전시회의 모든 비용을 다 치른 장본인은 다름 아닌 그의 친구인 루아르였던 탓에 루아르는 드가에게 모든 책임을 물었다.


전시회를 기획한 가련한 드가는 그들 모두가 서로 사이가 틀어진 이유를 들어 그들 모두에게 화가 났다. 다행히 그들은 서로가 깊이 신뢰하고 있었기에 서로에 대한 우정은 저버리지 않은 상태였다.


에드가 드가(Edgar Degas), 자화상


전시회는 단지 전시 기간만이 조절된 탓으로 인상파 전시회로 불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한 주가 지난 뒤에 그들은 늘 그러했듯이 전과 같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서로 부축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쉬지 않고 서로를 도왔다. 그들은 서로 사이가 틀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각자의 예술 활동을 부추기면서 우정을 나누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기는 모네가 개탄한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성스러운 성전이 되어야 할 교회가 아무나 다 드나들도록 문을 활짝 열어놓은 탓에 개나 소나 다 드나들면서 시장바닥으로 변해버렸다!”


이른바 인상파 화가들이라고 알려진 그룹이 1879년부터 1881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점점 시들해지면서 결국 파국을 맞이한 셈이다. 세잔과 르누아르는 그룹 전시회에 다시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젊은 시절의 우정을 생각해서 결코 사이가 틀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결의로 고갱을 기꺼이 반겨주기까지 했다.


폴 고갱(Paul Gauguin), 「황색 예수와 함께 한 자화상」, 1890-1891, 파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그렇다. 그들 간에는 젊었을 때의 우정에 의한 깊은 신뢰가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시련이 그들을 다시 한 마음이 되게 만들어주었으며, 서로 연대하여 그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라도 곤경에 처하면 그를 구하고자 곧장 날아올 준비가 되어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여성들이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