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보느리가 들려주는 로마네스크 예술 이야기 79화
[대문 사진] 오툉 대성당 팀파늄
오툉(Autun)의 생 라자르(Saint-Lazare) 교회는 1120년경에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에띠엔느 드 바제 주교가 공사를 진두지휘 했죠. 얼마 후에 하늘이 내린 듯한 조각가가 건설 현장에 합류했는데, 서쪽 파사드 정 중앙에 자리한 정문 팀파늄을 제작하고 자신의 이름까지 남겼습니다.
최후 심판을 묘사한 팀파늄을 제작한 이 천재 조각가는 지즐레베르투스(Gislebertus)라는 인물입니다. 1146년엔 성당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사로(Lazare) 성인의 성골함이 성당에 안장되는 것을 경축하는 성대한 미사가 집전되었죠.
게다가 1195년에 이르면 대성당의 조각 장식이 최고의 수준에 이르러 자연 대성당의 지위도 상승하게 됩니다. 생 라자르 성당의 중앙 회중석은 지즐레베르투스의 조각용 끌로 제작된 일련의 기둥머리 장식들로 채워졌습니다.
이 눈부시도록 정치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기둥머리 장식들은 1125년에서 1145년 사이에 완성되었는데, 꽃 장식 모티프가 한쪽에 자리 잡은 구약과 신약성서에서 발췌한 장면들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일례를 들면 성인들의 생애라든가 신성모독에 가까운 전설에서 취해진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죠. 가장 뛰어난 조각 몇 점은 복제품이 대신 그 자리를 채우고 있으며, 진본은 대성당 참사회 회의실이 소장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둥머리 장식들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선택받은 자들의 무한한 행복과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질 형벌을 받은 자들이 서로 뒤엉켜 살인을 저지르는 폭력 사이의 콘트라스트(대비)라 할 것입니다.
[사진 왼쪽] <목매달고 죽은 유다>,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던 배반자는 목매달고 죽습니다. 두 악마들이 유다의 목을 맨 줄을 양쪽에서 당기고 있죠. 악마들은 유다의 영혼을 지옥으로 끌고 가려고 영혼이 빠져나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 <두루미와 싸우는 난쟁이>,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소인족의 여왕에게 질투를 느낀 헤라는 그녀를 두루미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그녀가 동족만 보면 싸우도록 주술을 걸어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오죠.
[사진 왼쪽] <이집트 탈출>, 요셉은 고삐를 잡고 나귀를 끌고 가고 있고 아기 예수는 어머니 마리아가 준 구 위에 손을 얹고 있습니다. 구(globe)는 아기 예수가 세상의 지배자임을 상징합니다.
[사진 오른쪽] <카인의 죽음>, 카인의 아들인 레멕은 장님이었습니다. 어느 날 카인이 어린 아들과 사냥을 하던 중에 아들이 사슴인 줄 알고 쏜 화살에 맞아 즉사하는데, 아들이 쏜 화살은 아벨을 살해한 카인의 목을 정확히 관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