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8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을까(1/3)

아무것도 몰랐던 일본에서의 첫해

by 또와 일본생활

나는 8년째 일본에서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2018년, 일본의 한 유명 호텔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내가 이곳에서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일단 한 번 부딪쳐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졸업 후에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으니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 살아볼까,

아니면 내정도 받았겠다 그냥 입사를 해버릴까.

그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할 만큼,

당시의 나는 인생의 계획도, 뚜렷한 목표도 없었다.


가진 건 근거 없는 자신감뿐이었다.

그 자신감으로 모든 게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입사 후 곧 깨달았다.

자신감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일본어도, 서비스도, 매너도 모든 것이 생각보다 더 부족했다.

그래서 일본인 손님 앞에서는 항상 긴장했고,

일본인 동기들의 배우는 속도에 열등감을 느끼기 일쑤였다.


그 시절의 나는,

‘외국인 직원’이라는 말이 싫었다.

주위의 일본인 직원들과 같은 입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일하고 싶었다.

내 부족한 일본어 어휘, 억양 하나에도 손님들의 시선을 느꼈고,

같이 입사한 일본인 동기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혼자 불안했다.


그래서 퇴근 후에도 매일같이 컴퓨터와 노트, 펜을 붙잡고 일본어를 공부했다.

쉬는 날엔 호텔 매뉴얼과 수많은 사내 메일에 나오는 표현을 통째로 외웠다.

기숙사 방 한구석에서,

남들이 회식이나 여행을 즐길 때 혼자 눈물을 머금고 칼을 갈았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무렵,

나는 어느새 ‘외국인 신입사원’이 아니라 ‘프런트 매니저’가 되어 있었다.

호텔의 얼굴이자 중심이 되는 자리라고 혼자 생각하며 뿌듯해했다.


매일 지시를 받던 입장에서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 되었고

항상 평가를 받던 입장에서, 평가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배우던 태도는 사라지고,

내 말이 곧 정답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외국인인 나도 이 정도 하는데, 일본인인 너희는 왜 못해?”

그런 오만한 마음마저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나는 이미 회사를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기 있어봤자 이제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그게 당시의 내가 스스로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그때,

총지배인이 내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매니지먼트 스터디에 참여해보지 않겠나?”


그 한마디가

내 8년이라는 시간을 완전히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오만했던 제가 어떻게 무너지고 또 일어섰는지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구독하시고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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