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나지만 끊을 수 없는 거 나만 그런 거 아니죠?
어느 날 핸드폰을 들고 SNS를 들여다보다가 짜증이 밀려들었다. 도대체 나는 왜 이 영양가 없는 것들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다 헛웃음이 나왔다. 누군가 핸드폰을 억지로 손에 쥐어주며 SNS 앱을 눌러 나에게 보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발적으로 이 모든 행위를 하면서 왜 짜증을 내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생은 늘 나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이 어이없는 짓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맙소사...
내가 SNS를 사용하는 주요 목적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한때는 다른 사람들처럼 허세샷도 올리고 좋아요가 몇 개나 눌려졌나 살펴보기도 했었다. (정말 보잘것없는 좋아요 개수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다 어느 때부터는 이마저도 하지 않는데,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피드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나라도 그런 공해는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SNS의 가장 큰 피로감은 바로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대놓고 나는 아니라고 하는 자랑질이다. 물론 사람이 좋은 일이 있거나 물건이 있으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지사이나 이건 뭐 평소 조용하던 사람들이 여행만 갔다 하면 피드가 폭탄 수준이고, 자기 자식 자랑(아이들과 반려 동물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도를 지나치는 건 좀...)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거기에 때로는 알 수 없는 암호투성이로 저격글을 올리기도 하고, 더불어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 진리인 양 의견 개진을 하는 것도 모자라 몇몇 유명인들은 팔로워들과 싸우기도 한다. 아니, 왜 그걸 굳이 보고 스트레스받느냐고? 안 그래도 위에 언급한 분들 다 끊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본인이 보기 싫으면 상대에게 하지 말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안보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게 있다. 그건 바로 SNS 맘대로 노출하는 추천! 한창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어내던 시절 나의 인스그램은 기회라도 잡은 듯 소위 유명한 물건팔이 분들을 열심히 추천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으나 계속 반복되니 짜증이 났다. 왜냐고? 각기 다른 물건을 파는 그들의 피드 속엔 자신들이 파는 물건보다 샤 X 물건들이 백만 배는 많이 등장했고, 도대체 그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홍보하는 건지 명품을 홍보하는 건지 의아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을 차단해도 어찌나 그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지 추천은 끊이질 않았다. (정말 공해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쇼핑을 줄인 지금은 그들이 노출되지 않아 좋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 중 하나. 왜 이런 물건팔이 사람들까지 인플루언서라고 부르는 걸까? 물론 influence의 사전적 의미가 영향, 영향력이기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에든 쓸 수 있는 건 이해하는데, 그저 팔로워 수가 많다는 이유로 물건팔이들을 인플루언서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아,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리고 또 다른 SNS의 폐해라고 생각하는 건 사람들이 사진(또는 영상)에 목숨 거는 것이다. 얼마 전 동네카페에서 책을 읽는데 앞테이블이 소란스러워져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카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먹고 마시며 친목을 나누는 곳이니 소음과 부산스러움은 뭐 당연하다 생각하기에 여자 셋이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찍느라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 그저 그들이 사진 찍는 방향에 나의 얼굴이 걸리기에 읽고 있던 책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리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사진 찍기가 최소 10분은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고 그것을 들었는지 내 눈치를 슬쩍 보는 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책을 들어 내 얼굴을 가려버렸다. (참고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진을 찍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내가 그들의 사진에 등장할 의사가 0.000.... 1%도 없는 것이 문제이다. 아무리 아무것도 아닌 일반인인 나라도 초상권은 있다. 유명 관광지나 누구나 사진을 찍는 스팟에서는 그렇다 쳐도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에는 제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SNS용 촬영을 하며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5.11 SBS 뉴스 보도 '"마트 와서 피해 안 줬으면..." SNS용 촬영 민폐 급증'> 사람들이 개인 촬영이나 방송을 위해 물건과 집기를 사용 후 그대로 방치하고(냉동식품 등의 방치는 마트의 피해로 이어진다), 타의로 함께 촬영되는 고객의 항의가 늘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기 살고 싶은데로 사는 세상이라지만 몰상식이 점점 상식이 되어가는 것 같아 무섭다. 도대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 걸까?
누군가는 지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불편하면 네가 안 보면 된다고.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의 말도 안 되는 국가원수를 위시한 인간들의 행태에 뉴스 보기가 무서운데, 그나마 SNS마저 보지 않으면 진짜 히키코모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다시 자기모순이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sns를 굳이 해야 할까이고. 다시 한번 'SNS는 인생의 낭비'라던 알렉슨 퍼거슨 감독의 말은 진리라고 생각하며 또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들고 SNS앱을 누른다. 짜증 나지만 끊지 못하는 거 나만 그런 거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