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의사도 말린 나의 코 수술

내 코는 아주 못났다.

손으로 한 대 맞은 듯한 형상이다.

우리 엄마는 콧날이 날렵해서 서양인 같은 높은 콧날을 가지고 계셨다.

그런 엄마의 코를 보며 나는 내 코를 아주 미워했었다.

불행하게도 남동생이 엄마의 멋진 콧날을 닮았고

나는 아빠의 눌린 코를 물려받았다.


초등학생 때는 내 못난이 코에 별 신경 안 썼었다.

외모에 관심이 없었다고나 할까.

약간은 톰보이 같은 여자아이였다.

문제는 중학생이 되어 사춘기를 맞이하며 시작되었다.

거울만 보면 작고 납작한 코부터 보였다.

누가 나를 보면 내 코만 보는 것 같았고

내 코를 흉보는 것만 같았다.


이 시절 내 코에 깊은 탄식은 강하게 2번 연타로 왔다.

첫 번째 사건은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남자애를

중2 때 다시 만난 사건이었다.

초등학생때 그 남자아이와 나는 짝꿍이었고 친했으며

서로 말도 잘하고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애를 점점 좋아했고, 아마 그 애도 나한테 좋은 감정이 있었을 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중학교로 가면서 못 보다가

아이 러브스쿨이었는지 어떤 계기로 다시 그 아이를 만났다.

나는 나름대로 예쁘게 꾸미고 나갔는데

그 아이가 나를 보고 하는 처음 하는 말!

“어! 너 농구공에 맞았냐?”

충격이었다.

얼굴이 빨개지고 역시 내 코가 문제라 생각했다.

오랜만에 본 그 친구는 내 낮은 코가 농구공에 맞은 줄로 알았던 것이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아이도 어색해서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을 텐데

그 시절 중 2 소녀는 엉엉 울면서 집에 왔다.


역시 내 코가 문제야.

아, 어떡하지?

난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절망이 되었다.


두 번째 사건은 역시 중 2 때였다.

당시 미국으로 이민 가신 이모가 우리 집에 방문하신 날이었다.

집에 있는 나에게 엄마는 전화를 하셨다.

"이모랑 같이 집에 갈 테니 집 좀 치워 놓아라."

당시 난 열심히 치웠다.

거실 정리며, 안방, 내방, 부엌, 화장실까지

중 2 소녀가 할 수 있는 모든 청소는 다 했다.

미국에 가신 이모를 오랜만에 본다니 설렜다.


띵동 띵동 초인종 소리와 함께 엄마와 이모가 들어오셨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려는 찰나!

이모는 내 얼굴을 보시더니 대뜸 엄마에게,

“어머 얘, 너 딸 코 수술시켜야겠다.”


나는 역시 내 코를 탓하며 대충 인사를 드리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래, 나는 코수술해야 하는구나.

그 방법 밖엔 없어!!'


그렇게 나의 코 수술에 대한 꿈은 시작되었다.

코에 대한 자격지심을 안은 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된 날 결심했다.

'이젠 나의 뜻을 이룰 때이구나!! '


하지만 이제 막 사회인이 된 나는 수술할 돈이 없었다.

엄마에게 손을 벌리며 코 수술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엄마는 안된다고 반대하셨다.

엄마가 보기엔 내 코가 작고 사랑스럽다며 안된다고 하셨다.

너무 슬펐다.


어느 날 신문에서 쁘띠 코 성형이라는 글자를 보았다.

150만 원만 내면 주사 몇 번으로 코가 오똑해진다는 광고였다.

돈이 조금 모자란 나는 그때 베스트 프렌드에게 주저하며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친구는 평소에 돈을 한 번도 빌린 적 없던 나를 걱정하며 말했다.

우리는 정말 좋은 친구고 끝까지 가고 싶으니 안 빌려준다는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흘러 쁘띠성형 말고 제대로 된 코 성형을 하고자

유명한 코 수술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의사는 상담 중에 왜 수술하려느냐고 묻는다.

“다른 사람들처럼 예뻐지고 싶어서요”

그러니 의사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상담을 종료하며 허무하게 병원을 빠져나왔다.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으라니!

아니 그게 안 돼서 돈을 주고라도 예뻐지고 싶은데!


그러다 몇 년이 흘러 결혼 적령기가 오는데

딸의 연애 소식이 없자 이번엔 아빠가 나선다.

이제는 딸의 코 수술을 허하겠노라고...


이번엔 엄마와 함께 유명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상담실장이 나의 코수술이 완료된 가상 사진을 보여준다.

실제로 내가 코를 높이면 이런 모양이 될거라 한다.


그런데 내 얼굴에 코만 높이면 진짜 예뻐질 줄 알았는데

콧대만 높아졌을 뿐 하나도 안 예쁜 거다.

높은 코와 내 얼굴이 조화롭지 못했다.

너무 슬펐다.


게다가 의사는 내 피부가 얇은 편이라 수술할 경우

코 안의 수술 재료가 다 비친다며 만류하신다.


‘오마나! 난 코 수술하지 말란 운명 인가 봐!’


지금은 결혼하여 아이 둘 낳고

내 작고 귀여운 코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때 코 수술을 만류한 2명의 진실된 의사와

진실된 친구 덕분인가!




나는 아직도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