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야 Sep 17. 2021

나도 이민이나 갈까?


호주에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한 지 5년이 다 되어가네요.

주변 친구, 지인들에게 종종 연락을 받습니다.

거긴 좋냐? 그래도 한국보단 좋겠지, 헬조선 보단 낫겠지~

"나도 이민이나 갈까?"

특히 이 질문은 꼭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되어 버렸네요



회사에서 권태로움을 느낄 때, 취업전선에서 힘들 때 등등 다양한 이유입니다.

내가 이민을 가야하는 이유.



대답은요?

네, 좋아요. 제가 선택한 삶이니까요. 저 또한 종종 맑은 하늘을 보며 출퇴근하면서 아 행복하다 를 무의식적으로 말하곤 하는 저를 발견하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도 사는 게 쉬운 건 절대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똑같이 취업의 문은 좁고 직장들의 꼰대와 시기, 질투도 존재하지요. 정말 이건 전 세계 직장 불변의 진리인가 봅니다. 아참, 여기에 플러스로 인종차별도 존재해요.


거의 대부분의 호주 브리즈번 날씨


제가 쉬는 날 올린 에메랄드빛 바다 사진과 푸른 하늘 사진들을 보며 다들 저는 노는 줄만 아나 봅니다. 역시 sns가 문제일까요?

하지만 실상은 남들처럼 주 5일 하루 평균 9-10시간 근무합니다. 워라벨을 중요시 여기는 호주인들에게 제 직업은 포함되지 않나봅니다.

물론 직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그러합니다. 아참, 저의 근로 계약서에는 주 38시간이라 명시되어 있지만, 그 옆에 Reasonabel overtime 이 포함된 연봉이라고도 적혀있습니다. 전 세계 어딜 가나 직장인들은 합법적 노예가 되는 걸까요? 웃픕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 비교 불가지만, 주에 50시간 일하나, 38시간 일하나 저의 주급은 늘 똑같이 들어옵니다. 굳이 뽑는 장점이라면 4주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2주를 사용했어요. 너무 바빠서..






제가 처음 호주로의 이민을 생각했을 때, 저 또한 워라벨을 꿈꾸며 이민을 준비했습니다. 8시에 출근하여 3시쯤 퇴근하고 남편과 가족과 도란도란 저녁을 나눠먹고, 주말엔 피크닉을 가는 그런 삶을 생각했죠. 그런데 현실은 주에 50시간을 일하며 지내고, 어쩔 땐 남편을 3일에 한 번씩 마주칠 때도 있죠.(남편은 오전, 제가 오후에 일할 때)



그럼에도 제가 여기 호주에 와서 살면서 좋은 점이라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면서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을 입고 다녀도, 내가 화장을 하지 않아도, 그것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얼마나 일하는데 능력이 있고 친절하며 팀원들과 잘 어울리냐가 더욱 중요하죠.



하지만, 저희 남편은 유행하는 옷 사서 차려입기 좋아하고 , 남들에게 보이는 시선이 중요한 사랍입니다. 그래서 자기는 유행에 따른 옷을 사지 못하고 차려입고 나가 친구들을 만나며 뽐내지 못해 슬프다 하더군요. (그래서 가끔 둘이 옷 차려입고 공원 한 바퀴 돌곤 합니다. 하하)





저마다 각자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 다르듯

그 문화에 내가 잘 맞고 그 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면

저는 그곳이 한국이든 호주든 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어디든 내가 쉽게 돈 벌 곳은 없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곳은 없지 않을까요? (있다면 알려주세요)

성공한 사람이 그 안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으며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했는지를 보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살던지 그 사람 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살게 되고 불행해진다고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면서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저는 그곳을 천당이라 부르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왜 호주이민을 택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