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칠마루 May 22. 2024

지하층 화재대응 교육

24.5월 어느 날

제 근무는 당번, 비번, 휴무 이렇게 3일 주기로 돌아갑니다. 2010년 초,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소송으로 인해 지금은 비번이나 휴무일에 별다른 일(교육, 화재안전조사 등)을 하지 않습니다. 만약 근무일이 아닌 휴일에 일을 한다면 당연히 수당이 지급됩니다. 오늘은 원래 휴무일이지만 경기도소방학교(다른 지역은 모두 서울소방학교, 광주소방학교 등 시나 도를 붙이지 않는데 경기도는 예전 김문수 지사의 지시로 인해 학교, 소방차 등 모든 곳에 경기도소방이라고 표시해 놓았다, 경기소방이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데...)에서 교육받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고속도로를 타고 용인까지 내려왔습니다.


모든 소방관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신입직원일 때 받는 집합교육 말고는 소방학교에서 교육받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람 수는 많고 교육기회는 한정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교육은 올해 초부터 예정된 것으로 그동안 배웠던 화재진압에 대해 다시 상기시켜 준다고 해야 할까요? 일종의 리마인드 웨딩과 비슷한 교육을 받을 예정입니다. 예전에 다 배웠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인데 전보다 더 나은 화재진압 방법들이 있으니 관련 사례를 다시 훑어보고 실제 출동 때는 없었던 여러 가정을 하며 화재진압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일종의 시물레이션입니다).  


오전은 간단한 이론 교육으로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6개월 연수를 다녀온 교관이 교육을 진행합니다. 예전에 많이 들어본 내용이지만 그래도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오전 5시에 일어나서인지 머리가 멍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라도 더 얻어가려고 메모까지 하며 들었네요.

일반 화재 이론, 화재 시 유의할 것
배연 방법 설명
화재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의 팀장이 보고할 내용에 대해


점심을 먹고 난 후 나머지 시간은 4곳의 출동대원을 두 팀으로 나누어 훈련탑 지하에 불이 났다는 가정하에 여러 활동을 하는 것, 그리고 두 팀의 훈련을 마치고 물품 정리, 교관의 강평으로 끝이 날 예정이었습니다. 원래 팀당 1시간 정도였는데 다들 열정이 넘쳐서인지 팀당 훈련 시간만 1시간 30분을 훨씬 넘겼습니다. 아마 담당 교관이 중지 사인을 보내지 않았다면 최장 훈련 시간 기록도 세웠을 듯 합니다.   


훈련탑 앞 차고에 놓인 각자의 개인장비입니다, 더워서 물통은 필수였어요
펌프차에서 호스를 꺼낸 뒤 모습, 진압대원들은 모두 지하에 있고 펌프차를 조작할 대원만 남아 있습니다.
차고 한쪽에서 자고 있던 마네킨(애니라고 부릅니다, 구조 대상자 역할)입니다.  안에 모래를 채워놓았습니다. 70kg 정도
훈련 물품(배터리형 송풍기, 로프, 관창, 연기차단용 커튼 등)
건물 12층 높이의 훈련탑입니다. 꼭대기에서 레펠 훈련을 했던 기억이....

원래는 마지막에 소방헬기가 출동하는 모습을 올리려 했는데 핸드폰에서 편집하다 실수로 지워버렸습니다. 오래간만에 리마인드 교육을 받으니 좋긴 한데 피곤하긴 합니다. 이젠 집까지 가는 난한 여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엔 얼마나 막힐지 기대됩니다. 다들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덧붙이며

5월 초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에게 엄청난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내에겐 저번 주가, 제겐 이번 주가 절정이었습니다. 지금은 마무리 단계지만 아직 브런치에 글을 쓸 여유가 많지는 않네요... 그냥 넘어가려다 꾸준함이란 말이 자꾸 걸려서 지난 교육 관련 글로 대체합니다. 글보다 사진이 많네요, 나중에 정리되면 원래대로 사진보다는 글이 훨씬 많은 형태로 쓸 예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 = (양쪽에 낀) 샌드위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