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칠마루 Sep 12. 2022

나는 스텔스 차량이 싫어요,
제발 전조등 켜고 다닙시다

2022. 추석 연휴 고속도로에서

2022년 9월 11일 추석 연휴 셋째 날이다. 이틀의 휴무 뒤 찾아오는 내일은 근무 날이다. 그래서 처갓집이 있는 동탄에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21시경 집으로 출발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용인서울 고속도로를 거쳐 헌릉 IC에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남양주까지 이어지는 약 70km의 여정이다. 안 막히면 1시간, 막히면 3시간까지 걸리는 길이다.     

 

그런데 어제 성남에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타고 10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앞에 검은색 차량이 보였다. 그 차량은 미등과 전조등을 모두 켜놓지 않아 멀리서 차량의 형체만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뒤에서 주행하는 차의 전조등 때문에 앞에 차가 주행 중이구나 겨우 알 수 있었다. 그나마 어제 비가 오지 않아서 사고가 없었지 비가 내렸다면 100%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다. 스텔스 차량을 피해 얼른 2차선으로 갈아탔다. 운전하다 보면 어쩌다 한 번씩 스텔스 차량(불을 모두 꺼놓고 밤길을 달리는 못된 차들)을 보는데 어제는 2대씩이나 목격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들 운전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러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목숨을 내놓고 사는지 모르겠다. 스텔스 차량의 운전자만 다치면 상관없다. 꼭 잘 주행하던 뒤차나 옆 차와 사고가 나니 걱정이 절로 됐다.      


내가 생각하는 원인과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1. 요새 차들은 미등을 켜지 않아도 계기판에 훤히 불이 들어오기 때문에 미등이나 전조등 켜는 것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예 제조사에서 밖이 어두울 경우 강제적으로 조명을 켜는 장치를 달거나 아님 Light AUTO 설정을 아예 바꿀 수 없도록 고정시켜 놓으면 된다. 혹시 Light AUTO 설정을 모르는 분이 있을까 봐 설명한다. 핸들 왼쪽에 있는 스위치를 조작하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아래 그림을 참조해서 꼭 차를 타면 아예 AUTO로 설정을 해놓으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어두울 때마다 매번 조명스위치를 만지지 않아도 되니 편합니다. 다만 쌍용차 같은 경우는 핸들을 돌리다 조명 스위치를 건드릴 수 있으니 한 번씩 AUTO로 설정이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자동차 조명 스위치(대부분 위와 비슷하게 생겼다. 출처 네이버)


2. 운전면허를 아무나 쉽게 얻게 돼서일까?

운전면허 시험에 쉽게 합격할 수 있어서 운전을 막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운전면허 학원에서 배우는 기본 에티켓을 제대로 익히기는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어두울 땐 전조등 켜기 그거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기본을 지키지 않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운전하다 깜짝 놀란 적이 여러 차례 있다. 비상등만 켜면 아무데서나 멈춰도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고 주차장의 표시선을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주차하는 사람들도 있다. 운전면허 시험을 좀 더 어렵게 만들어 아무에게나 면허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확고해진다.      

   

3. 범칙금을 세게 매긴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등화 점등, 조작 불이행 시 2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약하다. 약해도 너무 약하다. 고작 2만 원이다. 내 생각 같아서는 10배인 20만 원으로 늘려야 이런 스텔스 차량이 사라질 것 같다. 그 정도는 되어야 강제성이 있지 지금 수준인 범칙금 2만 원 가지고는 절대 스텔스 차량을 없앨 수 없다.      

내가 이렇게까지 강조하는 이유는 교통사고의 끔찍함 때문이다. 가벼운 접촉사고면 아무 상관없다. 지금껏 수많은 교통사고 출동 중 여러 사고 현장을 봐왔다. 특히 예기치 못한 상대 차량과의 사고는 대부분 가볍게 끝나질 않는다. 교통사고가 나서 구급차 타는 게 소원이라면 할 말 없다. 하지만 웬만해선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이나 구급대원과는 만나지 않는 게 좋다. 제발 우리와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출동할 경우 경상으로 끝나지 않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무사히 아무 일 없이 운전 마치고 집에 들어가기를 기도한다. 


단순히 전조등을 켜기 싫어서 스텔스 차량으로 다닌다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대신 스텔스 차량으로 운전할 자유도 있지만 그 차량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 위험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머리 아프게 헌법 조항까지 들먹이며 설득하고 싶지 않다. 대신 성실하게 사회의 규칙을 잘 지키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오늘도 무사히!!!

매거진의 이전글 담배는 끊었지만 커피는 못 끊겠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