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은 자주 텔레비전 채널을 보다 이야기 조각들을 떠올렸다. 그중 하나는 물총새의 부리에 관한 이야기다. 사소한 것이지만 임순 생애 속의 죽음과 결혼, 사람들에 대해 듣다 문득 이런 소소한 구전 동화를 듣고 있으면 재밌었고 한결 마음이 편했다.
텔레비전에서는 전 세계의 여러 새를 다룬 다큐멘터리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물총새네.
그 전이는, 저렇게 시퍼런 털 색깔 헌 눔이, 나무 같은 데가 앉어 있다, 물가로 내려와. 붕어가 걔 보구 깜짝! 놀라서 막 튀어 오르믄 그때 물총새가 콰악! 붕어를 채서 갖구 가 저 짝으루 가서 혼저 먹구 다시 뛰어오고 그랬다.
내가 그런 물총새를 보믄서 어무니헌티 물었지.
-옴마,
-왜.
-저 물총새는 입이 그렇게 지르게(길게), 뾰족허게 생겼대. 황새 입은 크기만 큰디 물총새는 아주 질구 뾰족혀.
-너 물총새 입이 왜 그리 쭉 나온 중 아니?
-몰르요. 몰르니께 묻지유.
그러자 임순의 어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옛적에 땅개비(땅강아지)와 개구리가 있었다. 발도 길고 덩치도 커다란 땅개비가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개구리가 펄쩍! 뛰어 그 땅개비를 잡아먹었다. 개구리 배때지에 들어간 땅개비는, 인제는 죽을 것이다, 생각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때 물총새가 달려들어 개구리를 잡아 배를 짝 갈랐다. 덕분에 통으로 뱃 속에 넘겨진 땅개비가 죽지 않고 다시 나왔다.
땅개비가 하는 말이,
(임순은 손으로 여러 번 이마의 땀을 닦는 시늉을 한다)
-어이구, 쫍은 디서 자느라구, 아주 덥구, 죽을 뻔했네! 죽을 뻔했어.
땅개비 얼굴이 미끈하게 다 벗어져서 번들번들한 이유는 다 그 때 손으로 비벼서 그렇다.
물총새는 웬 주딩이가 그리 나왔느냐 하면,
개구리 배때지에 있는 놈, 자기가 입으로 배 갈라서 살려줬는디, 자기가 아니었으면 죽었을 텐데 땅개비 스스로 나와서 산 것처럼, 고맙다고 말하지 않아서
입이 쭈우우욱-
안 그래도 내밀어졌던 주둥이가 아주 기다랗고 뾰쪽허게 튀어나왔다는 사연이다.
-옴마, 그걸 워디서 봤간.
임순이 물었다.
-나도 보지는 못허구, 으른들이 말해줬다.
임순의 어머니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