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몽

by 무승불패

오랜만에 악몽을 꿨다.

날것처럼 무서웠다.


꿈속에서

관청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기암에 걸렸습니다.

지금 계신 곳은 좋지 않습니다.


말기암을 왜 관청이 알려주지

여기가 그리 안 좋은가


가족들은 공포에 질렸고

난 수습에 나섰다

병원 좀 잡아주세요


죽겠지만


말기암 환자 주제에

이래저래 뭘 또 수습하려 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없었다

부모와 누이 말고는 없었다


아이들이 없는 건 선처였다

그건 감당 불가이다


악몽은 무서웠지만

그 공포의 끝엔

생경한 흥분이 있었다


이제 다 끝내도 되나


눈을 뜨고 고개 돌리니

둘째의 머리가

가슴 위에 놓여 있다


범인일지 모르는

아이의 머리통은

이제 제법 무겁다


치우려다 잠시 놓고

손을 잡아본다


손은 숨을 쉬고

따뜻한 피가 흐른다


아직 이곳이다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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