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by 무승불패

대학 입학한 오래전 그 해

다들 가던 유럽 대신

이란을 방문하게 된 건

순전히 친구 덕이었다.


영어로 쓰인 두꺼운 가이드를 보여주며

이 나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토로하던

그의 열정에 그만 넘어갔다.


친구의 장담은 허언이 아니었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 모스크에서

기도하는 이들은 그저 경건해서

그들 삶의 고됨은 잘 보이지 않았다.


하루 종일 우리 뒤를 따라다니던

동네 아이들과


시커먼 히잡 아래 슬며시 보이던

여인들의 미소는 정겹기만 했다.


그들이 살고 있을 그곳이 불타오른단다.


수십 년 잊고 있던 그들의 안위가 두렵다.


광장을 채운 분노한 사람들 속에

마음속 근심을 숨긴 그들이 있을까 봐


그래서 핵무기는 본 적도 없을 그들이

시뻘건 불길 앞에 서게 될까 봐


힘 없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