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린이를 위한 좌충우돌 실전 생존기"나도 궁금했어!"

월 200만 원짜리 수출 대행의 함정: 당신의 제품, 그들은 모릅니다.

by 장재환

"누군가에게 수출을 의뢰한다고요? 그들이 당신보다 당신의 제품을 더 잘 알고, 더 잘 팔아줄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이제 막 세상에 내놓은 내 자식 같은 제품. 이 좋은 걸 들고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싶지만,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때, 한 줄기 빛처럼 '수출 대행', '해외 영업 전문'이라는 간판을 내건 업체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빠르고 확실하겠지.' 당신도 혹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월 200만 원을 길바닥에 버리기 직전일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당신이 가진 '전문가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깨뜨리고, 왜 결국 수출의 성패는 당신 손에 달려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당신이 만난 전문가는 '품새' 선수인가, '실전' 선수인가?

태권도에는 정해진 동작을 아름답게 선보이는 '품새', 정해진 규칙 안에서 점수를 따는 '겨루기', 그리고 규칙 없이 오직 생존을 위해 싸우는 '실전'이 있다.

당신이 만나는 수많은 무역 '전문가', '컨설턴트'들은 과연 어떤 선수일까?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화려한 '품새' 선수에 가깝다 할 수 있다. 그들은 책상에 앉아 무역 이론을 공부하고, 정부 지원사업 보고서를 쓰는 데는 능숙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 앞에서 절박하게 협상해 본 경험이 없는 '실전 경험 제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의 지식수준은 당신이 조금만 발품을 팔면 인터넷과 정부 기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들이 당신보다 당신의 사업을 더 잘 해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실제 사례: 똑같은 제품, 엇갈린 운명 (feat. 수출 대행사)

여기 친환경 유아 식기를 만드는 두 명의 대표가 있다.

1) 모든 것을 맡겨버린 김 대표
김 대표는 큰맘 먹고 월 200만 원짜리 수출 대행 계약을 맺었다. 대행사는 번듯한 보고서와 함께 미국 시장 바이어 리스트를 보여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성과는 감감무소식. 대행사가 보낸 메일을 우연히 확인한 김 대표는 충격에 빠졌다.

메일에는 그의 제품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 땅속에서 100% 생분해된다'는 핵심 스토리는 쏙 빠진 채, 그저 '디자인이 예쁜 한국산 유아 식기'라는 평범한 소개만 적혀 있었다. 대행사 직원은 '품새'는 알았지만, 김 대표 제품의 '필살기'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2) '실전'에 직접 뛰어든 박 대표
반면, 박 대표는 대행사를 쓸 돈으로 직접 부딪혀보기로 했다. 그녀는 '친환경', '유기농'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모인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유아용품 편집샵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사라'를 발견했다.

박 대표는 사라에게 형식적인 회사 소개서 대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진심을 담은 손편지와 함께 제품을 국제우편으로 보냈다.

결과는 어땠을까? 사라는 박 대표의 진심에 감동해 자신의 SNS에 제품을 소개했고, 이는 곧장 소규모지만 의미 있는 첫 수출 계약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이론(품새)은 몰랐지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실전'의 힘을 알고 있었다.


당신의 '진심'은 외주는 줄 수 없습니다

수출 대행사는 당신의 제품을 수십 개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취급하지만, 당신에게는 그 제품이 비즈니스의 전부다. 제품에 담긴 철학과 스토리는 그 누구도 당신을 대신해 설명해 줄 수 없다.

당신의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다.

당신의 제품을 가장 열정적으로 팔 수 있는 사람도 당신이다.

당신의 제품에 담긴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오직 당신뿐이다.

물론 통관, 물류 같은 실무적인 절차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하지만 바이어를 찾고, 설득하고, 관계를 맺는 비즈니스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만큼은 절대 남에게 맡기지 말자.

전문가의 감언이설에 속아서도 안된다. 조금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당신의 진심이 담긴 '실전' 기술이야말로 해외 시장의 굳게 닫힌 문을 열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https://youtube.com/shorts/6CBVqM3B_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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