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레일스앤 Oct 02. 2019

[육아 에세이, 962일]19년 10월 1일. 흐림

1기 신도시, 서민 안심 전환대출 그리고 두산의 우승

5개월 전에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 3시 신도시 개발계획이 국토부를 통해 발표되었다. 아빠가 살고 있는 곳 근처 고양시 창릉 지구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2기 신도시는 파주 운정지구인데 아직 교통편이 완공되지 않아 2기 신도시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는데 3기 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가 되어 2기 신도시 주민들은 물론이거니와 1기 신도시에 사는 일산 주민들까지도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마도 3시 신도시가 건설이 되면 서울로 들어가는 자유로는 더 많은 차들로 인해 교통지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빠는 오늘도 회사차를 몰고 집에서 7시 40분에 떠나 서울 압구정 회사까지 약 1시간 2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안 막힌다면 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인데 그만큼 서울의 아침 출근시간은 교통 지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민들은 집 한 채가 인생의 전부의 경우가 많다. 아빠도 물론 그렇다. 그렇다 보니 집 값의 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튼 이번 3시 신도시를 통해 서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하나 안 좋은 소식은 아빠가 새벽에 온라인으로 신청한 서민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몰리면서 기존에 공급하려 했던 20조를 넘어 70조가 넘게 신청되어 아파트 매매 가격이 2억 전후로 형성된 신청자가 커트라인에 걸린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빠는 서민이지만, 서민의 혜택을 이번에는 받을 수 없게 되었구나. 우리 아파트 가격은 2 억이 훨씬 넘는 가격이란다. 


그렇게 오늘 하루는 아침부터 꽉 막히는 도로 위 출근 전쟁을 한바탕 하고 난 후 대출이 안된다는 뉴스를 듣고 나니 힘없는 허수아비처럼 축 늘어져 있었구나. 요즘에는 TV를 잘 보지도 않고 그렇게 좋아하던 야구도 직접 관람을 하러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아빠가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은 두산 베어스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두산을 좋아했으며, 지금까지도 그 마음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두산베어스의 정규 시리즈 마지막 경기로 두산이 NC를 이기게 되면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우승을 할 수 있는 날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끌려가며 첫 타점을 내어주었지만, 뒷심의 두산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기여코 9회 말 역전을 하고 2019년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퇴근 후 하늘이를 재우고 경기를 보는내내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다. 두산은 항상 아빠 마음속에 간진하고 있는 보석함이라고 할까? 가끔 꺼내보면 힘들상황에서도 그 빛을 잃지않고 묵묵히 뚝심을 발휘하며 제 역할을 하고 있단다. 


서민으로서는 너무도 우울한 날이었지만. 두산의 팬으로서는 너무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작가의 이전글 [육아 에세이, 961일]19년 9월 30일. 맑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