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핑금지(반도핑)의 목적
자신의 몸을 무기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고 어려운 일이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 내리는 밤에 먹는 막걸리와 파전, 일과 후 TV를 보며 먹는 시원한 맥주와 치킨, 동료들과의 회식... 자신의 몸을 위해 나의 기본적인 욕구를 억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운동선수로 산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끈기 거기에 자신의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 자세와 긴장의 연속이다. 매우 힘든 삶의 연속이다.
여기에 더하여 좋은 결과까지 얻어내야 한다는 정신적 고통은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어려움일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도,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도, 슬럼프에 빠진 선수도 모두 더 나은 컨디션과 신체 능력, 이로부터 도출되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또 갈망할 수밖에 없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노력으로부터 파생되는 좋은 컨디션과 신체 능력은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이며, 자신의 욕구를 억제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단시간 만에 이러한 피나는 노력 없이 자신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면?” 이라는 유혹이 다가온다면, 그 방법이 비록 부적합한 방법이고 자신의 몸에 해칠 수 있다 하더라도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여기서 도핑의 유혹은 시작된다.
도핑이란
어느 특정 경기자 또는 경기 단체가 약물이나 물리적 방법 혹은 어떤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경기에 대하여 생체의 체력적 또는 생리적 능력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행하는 부정행위라고 정의되어 있다.
도핑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선수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반 도핑(anti-doping)은 선수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부정한 약물 또는 방법을 통하여 자신의 경기력을 올려 경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고, 자신과 경쟁한 선수들의 부단한 노력을 한순간에 아무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 반박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을 생각된다.
이와 같이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지만, 더 높은 목표를 쫓아가는 운동선수의 입장에서 욕심과 유혹이 따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욕심과 유혹을 이겨내고 순전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몸)만으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이번 연재를 준비하였다.
앞으로의 몇 번의 “금지된 그들의 선택, 도핑” 시리즈에서는 도핑 금지 목록 상의 물질들이 체내에 어떻게 작용하여 신체기능 및 운동 능력을 향상하는지에 대하여 대표적 성분 및 약물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겠다.
조금은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이 될 수도 있으나, 언젠가 도핑의 유혹이 올 때 그간의 선수 자신의 노력과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상기하며, 주의 깊게 읽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