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데스의 작은 새
왜 카나리아일까??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하데스 타운>에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커플도 등장한다. 극에서 오르페우스가 가난하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로 에우리디케에 대한 순수한 청년의 사랑을 보여준다면, 이와 대조적으로 지하세계의 신이자 재물의 신인 하데스는 어른의 현실적인 사랑에 대해 말한다.
오늘의 주관적 좌석정보: 1층 2열 27번
앞자리의 장점은 앞자리라는 것… 단, 단차가 없기때문에 주의하여야 하지만 무대가 높은 편이라 웬만하면 괜찮을 것 같다.
만약 오르페우스 팬이라면, 오르페우스가 책상에서 작곡할 때 전체 무대를 보는척 가까이에서 오르페우스를 쳐다볼 수 있는 자리.
좀 사이드긴하다. 무대는 가려지진않지만 오르페우스 등장로(계단)가 가려진다. 그러나 정말 별로 상관없는 미미한 정도이다. 한 2초?될까…? 등장로에서 금방 우다다다다내려오니까. 앞자리의 장점을 상쇄할 정도의 단점은 아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에우리디케 역의 아련한 연기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
Little Songbird
넘버 “little songbird”는 하데스가 배고픈 에우리디케를 지하세계(하데스 타운)로 초청(?) 혹은 유혹(?)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에 맞게 아주 낮게 깔리며 분위기를 잡는 하데스의 저음이 두드러진 넘버이다. 제목에서 보듯, ‘little song bird’는 에우리디케를 비유한 것이고, 한국어로는 ‘작은 새’라고 번역되어 불리고 있다.
‘Songbird’를 지식백과에 검색해보니, “참새아목에 속하는 노래 부르는 조류인 명금류를 총칭하는 단어”라고 한다. 참새아목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우리가 아는 그 참새도 ‘songbird’이며, 이 그룹에는 4000여 종이 포함된다고 한다. 4000여 종 중 하데스가 에우리디케를 비유한 새는 무엇일까?
“나는 카나리아 하날 갖고(and I could use a canary)”
넘버 가사 중에 답이 나온다. 카나리아.
그런데 왜 4000여 종의 새 중 카나리아일까? 그냥 작고 귀여운 새를 골랐을지 모르겠지만, 하데스 타운이 광맥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왜 카나리아인지 설명되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
탄광의 카나리아 (Canary in the coalmine)
구글링 검색 화면“Canary in the coalmine”이라는 말이 영어의 관용구에 있다고 한다. 검색해보고 처음 알았다. 광부들이 탄광에 갈 때 카나리아를 데리고 갔는데, 그 이유는 카나리아들이 인간보다 위험한 가스를 더 민감하게 감지해서였다고 한다. 만약 카나리아가 죽으면 광부들이 그곳에 위험한 가스가 남아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위험을 탐지하는 역할의 어떤 것을 의미하는 영어의 관용구로 쓰이는 듯하다.
관용구 예시이미지의 관용구 사용에 두 번째 예시인 “빙하가 녹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징조이다.(The melting glacier is a canary in the coalmine for global warming)”를 보고 문득 이런 생각도 떠오른다.
“하데스 그가 너무 빨리 왔어요”라는 오르페우스의
대사처럼, 페르세포네가 보고 싶어 빨리 온 하데스 때문인지 폭풍우가 치고(넘버”A gathering storm”) 바다가 땅을 덮치는(넘버”chant”) 기상 이변에 견디지 못하고 하데스 타운으로 향하는 에우리디케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녹여낸 것이 아닐까.
이번 검색을 통해 관용구에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다는 게 다시 한번 느껴진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을 번역해서 한국어로 들을 수 있긴 하지만 이러한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탈락되는 것까진 전달받기 쉽지 않다. 하데스 타운을 관극 하는 다른 분들께도 흥미로운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