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를 잡은 후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웨딩플래너 찾기, 예산 짜기 등등

by Nara Days

나는 참 피곤한 사람이다.


내색은 하지 않아도 내가 다니는 요가원이나 운동하는 곳, 혹은 학원 선생님과 결이 맞지 않으면 몇 십회가 남아도 환불 받지 않고 어느 날 부터 나가지 않는다.


동생과 며칠 전에 이야기를 하면서도 놀란 것이, 동생은 본인이 이런이런 이유로 싫어하던 사람도 본인에게 잘 해주기 시작하면 친하게 지낸다고 하는데 - 나는 내가 어떠한 이유로 그 사람이 별로다라고 느꼈으면 아무리 상대방이 잘 해줘도 나의 판단은 잘 변하지 않으며 거리를 유지한다.


짝궁도 늘 놀라는 나의 '쎄함은 사이언스'는 본능적으로 내가 거리를 두어야 할 상황, 사람을 나도 모르는 무의식 속에서 알려주며 거리를 두면 왜 거리를 둬야 했는지 이유가 꼭 나온다.


카카오톡에 애인과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숨김 처리 했다가 나랑 1년 이내에 연락을 한 사람들만 복구를 해 놓은 것이 두어달이 되지 않았다.


정말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질려하는데, 나는 내가 시간이 남을 때 불필요하게 카카오톡 리스트에 친구들 사진을 스크롤 다운하는게 싫었다.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면 연락을 하고, 말을 걸면 되는데 굳이 바뀐 사진으로 타인의 안부를 가늠하는 것도 싫고, 내가 집에 TV를 놓지 않는 이유와 같은 것 처럼 - 짜투리 시간을 그렇게 쓰고 싶지 않았다.


여하튼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과 애정과는 별개로 나는 나의 생활에 있어 바운더리가 강한 사람이므로 누구와 합을 맞추느냐가, 특히나 내가 돈을 지불한 무엇에 있어 누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가 나에게는 그 서비스의 만족도를 좌지우지 하는데 팔할이다.


그렇기에 웨딩플래너를 누구를 만나는지가 내게는 정말 중요했다. 우선 나는 동행 플래너와 함께 하고 싶었다.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변수 등을 고려하여 도움을 주는 사람을 바랬다.


또한, 나는 과한 연락을 싫어하지만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것 이상의 부추기기는 싫어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과하거나 부담스러운 워딩은 싫어하고, 간결하면서 힘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했다.


애인과 결혼 이야기가 슬슬 나오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나는 관련해서 조금씩 인스타그램에 서칭을 시작 해 보았다.


어떤 정보도 없이 타고타고 들어간 계정들에서는 여러 스튜디오, 웨딩 업체 등을 소개 해 주었다. 또한 올 여름 결혼을 한 내 친구 정미와 새롬언니 그리고 트렌디한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원정선배로부터 이런저런 정보들을 받았다.


당시에는 직장인이라 블라인드라는 어플도 쓰고 있었는데, 이 역시 결혼 정보를 받는데 있어 매우 유용했다. 결혼 준비는 자기 하기 나름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어느 가격대에 하는지 알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정보를 종합하여 내가 찾은 웨딩플래너는, 웨딩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업체의 플래너분이었다. 나는 그 분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를 걸었고, 흔쾌히 맞팔을 해주셨는데, 내가 그 분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 인스타그램 피드가 그 분의 성향을 잘 반영 해 주었고 (매우 깔끔한 커뮤니케이션, 왠지 일처리도 정확할 것 같음) 동시에 그 분 역시 최근에 결혼을 했기에 신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줄 것 같았다.


또한, 해당 업체에 대한 전반적인 평판 역시 나쁘지 않고 너무 비싸지도 또 너무 가성비 업체도 아닌지라 좋았다.


결혼식 날짜와 식장이 잡힌 후 (이게 중요하다!, 먼저 예식 날짜와 장소를 잡은 후 컨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직접 상담으로 만나뵌 플래너님은 내가 생각했던 딱 그런 이미지였고, 한 시간 상담이 너무 알차서 참 좋았다. 다만, 동행 플래너지만 우리가 식을 올리기로 한 날짜엔 이미 다른 동행건이 있어 고민을 하시다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는" 다른 친한 플래너분을 연결 해 주셨고, 그 플래너분께는 "언니와 느낌이 비슷한 신부님이다"라고 전달을 해주셨다 한다.


지금 나는 결혼 준비를 하며 추천 받은 현재 플래너님에 매우 만족을 하고 있고, 플래너님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속도, 제안 방식, 그리고 그 분 자체의 분위기가 참 좋아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지만 딱 알맞게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의사결정이 많이 빠른 편이라, 애인, 나 그리고 플래너님 셋이 있는 단톡방에서 거의 나만 이야기를 하고 애인 역시 플래너님과 내 속도에 깜짝 놀라지만, 성격 급하고 꼼꼼한 나와 속도의 결이 맞는 사람이 함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내심 그 역시도 마음을 놓는 눈치다.

웨딩플래너 업체 같은 경우 상담비를 받는 곳도 있고, 받지 않는 곳도 있는데 우선 특정 플래너를 지정하거나 아니면 워크인 상담으로 해서 상담은 많이 받아보는 것을 추천하는 것 같다.


나는 성격상 내가 원하는 분으로 지정해서 바로 계약을 했지만, 만약 여러 옵션을 두고 견적을 받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러 웨딩 업체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업체마다 제휴를 맺은 곳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특정 브랜드와 제휴를 많이 맺은 곳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내 주변 신부들이 많이 하는 업체는

- 라씨엘 (호텔 전문 디렉팅 업체이며 동행이다, 뚫기 힘든 마리스튜디오도 라씨엘 신부면 아무리 기간이 촉박해도 가능하다)


- 헬렌조 (여기도 호텔이나 라움에서 하는 신부들이 많이 찾는 하이엔드급, 만족도가 대부분 높다)


- 베리굿웨딩 (동행업체 중 인지도가 높은 곳 중 하나, 플래너 분에 따라 다르지만 여기도 여러 가격대를 전반적으로 커버하고 만족도가 높다)


- 아이웨딩 (여기는 비동행 업체이고 개인적으로 뭣도 모르고 스드메 서칭용으로 어플 하나 다운 받았다가 계속 부담스레 연락이 와서 어플을 지우고 차단을 했다... 아무래도 어플을 잘 만들어놔서 많은 신부들이 여러 정보에 접근이 쉽고, 제휴 업체도 많은 듯 하여 비동행을 선호하는 신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가성비가 좋단 피드백!)


- 와이즈웨딩 (여기 역시 동행 업체 중 인지도가 꽤 있는 곳!)


- 플랜마주 (만족도가 높고 보편적으로 세련되었으며 여러 가격대를 커버한다)


- 블랑드봄 (여기도 친한 친구가 추천 해 주었음)


- 마이셀프웨딩 (나의 오랜 단골 헤어디자이너분 와이프께서 마이셀프웨딩 플래너라 이 분 통해서 할까 했는데 비동행이라 마음을 접었다) 등이 있다.


플래너와 만나면 스드메 견적을 받아 그 비용 토대로 계약을 하게 되고, 그 외 예복, 혼주 한복, 혼주 메이크업, 스냅, DVD 등은 해당 업체와 제휴된 곳으로 추천을 받아 별도 계약을 한다.


물론 꼭 플래너 업체와 계약을 맺은 곳이 아닌 별도 업체로 알아봐도 좋긴 한데, 나는 다 플래너분을 통해서 진행을 했다.


스드메의 경우, 150만원부터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구성까지 천차만별이다. 아울러 동행업체와 계약을 하게 되면 스드메의 계약 세부사항은 알려주지 않는다. 플래너님이 제휴 된 업체로부터 fee를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아마 그 금액에 녹여져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 맘껏 힘줄 수 있도록 예산이 풍족하다면 참 좋겠지만, 나는 왠지 결혼식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아깝단 생각이 들어서 내 나름의 예산표를 짰다.


누군가에겐 내 예산표 역시 비싼 예산표일 수 있지만 대략적으로 이렇게 틀을 잡고, 각 항목마다 플러스 마이너스 하면서 정리 해 나가는게 좋더라. 실제 예산에서 비용이 오버가 된 항목도 있고, 또 조금 덜 나가는 항목들도 있고, 매 아이템 별 진행 후 진행 날짜, 실제 비용, 그리고 누가 비용을 부담했는지를 적었다.


우리 커플의 경우, 스드메와 예복에 조금 비용을 들이는 대신 웨딩밴드는 내가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한국 브랜드에서 하기로 해서 다른 아이템에 비해 예산을 적게 들일 수 있었다. 또한, 웨딩슈즈에도 백만원에 예산을 넣어놓았지만 중고 거래로 구매한 촬영용 IRO 슈즈 (10만원), 그리고 한국 브랜드 슈민이라는 곳에서 구매한 신발 덕에 약 60만원 정도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 아울러 폐백 역시 진행하지 않기로 해서 별도의 한복 구매 비용도 들지 않았다.


스튜디오의 경우 내가 원하는 스튜디오는 딱 두 개였는데, 하나의 경우 위에 언급한 웨딩 플래닝 업체가 아닌 이상 현재 타임라인상 뚫기가 어려웠다. 다만, 나의 지인이 그 스튜디오 직원으로 있어 "언니 여기서 사진 찍고 싶으면 캔슬타임 나오면 내 지인이라고 하고 바로 잡을 수 있어요" 라고 고마운 제안을 했지만, 캔슬 타임만 기다리고 있기엔 다이어트 일정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이 불명확 했기에 차선으로 가기로 했다.


드레스의 경우, 내가 원하는 드레스 브랜드가 명확했고, 그 브랜드의 가격대가 낮은 편이 아니기는 해서 그 드레스의 효과를 제대로 드러내기 위해 열심히 살을 빼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메이크업의 경우 요즘은 피부 표현 혹은 반짝반짝 과즙 두 느낌이 대세인 것 같아 나는 좀 더 단아하고 단정한 느낌의 전자로 골랐다. 조금이라도 어려보이려 과즙을 했다가 시간이 지나 그게 개기름같이 보일까봐 무서웠기에..


추가금 항목에 명시 된 2부 애프터 드레스의 경우, 내가 정한 업체에서는 추가금이 붙지 않는 기본 라인에서는 서비스로 제공을 해주겠다고 (리허설용 드레스 3, 본식 드레스 1벌 외에) 말씀을 주셨다. 드레스 샵에 가서 내 눈이 훽! 돌아가지 않는 이상, 가급적 기본 라인에서 고르려고 하고 있고 이런 추가 옵션, 서비스 등은 플래닝 업체의 역량인 것 같다.


여하튼 나는 아래와 같이 개인적으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어 애인과 공유하고 있는데, 나름 우리가 쓰는 비용을 정리하고 보는데 유익하다.


헬퍼 같은 경우 드레스 업체에 소속된 '이모님'들인데 촬영 때, 그리고 본식 때 와서 옷 탈의를 도와주시고 스타일링을 도와주시는 분들이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보통 인당 25-35만원 정도고, 스튜디오 (리허설이라고 결혼 용어에서는 부른다) 그리고 본식 때 한번씩 방문 해 주신다.


나 같은 경우는 그 외에 스튜디오 촬영 때 하고 싶은 헤어스타일이 있어서 헬퍼 이모님들 외에 헤어변형을 할 수 있는 분도 요청을 했고, 헤어변형 역시 인당 25만원 정도이다.


남자 예복의 경우 역시 국내 원단으로 하면 7-80만원부터 가능하지만, 해외 원단을 할 경우 (이탈리아/영국으로 나뉜다) 200~400만원 사이 정도로 훌쩍 뛰는 것 같다. 아마 그 이상의 원단들도 정말 많을 것이다. 남자 옷도 보면 볼수록 재미있고 예쁜게 많아 우리 역시 예산에 맞게 영국 SCABAL 원단으로 고르게 되었고, 나는 베스트를 입은 애인의 모습이 너무 좋아 베스트도 현장에서 추가했다. 업체마다 제안 주시는 추가적인 옵션들 (예: 수제화, 안감 변경, 수선 1회 무료, 리허설 시 착용하는 옷 등)이 다르고 이 역시 플래닝 업체와 어떻게 제휴를 맺었는지에 따라 다르다.


이렇게 정리하니 여느 웨딩 카페에서 주는 정보와 다르진 않다만, 그래도 어떻게 항목을 나눌지,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고민이 되는 커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성격이 급하고 추진력이 좋은 편인 피곤한 나, 그리고 동시에 나의 이런 장단을 다 맞춰주되 전혀 일말의 부담도 주지 않으시는 완벽한 플래너님을 만나 실제 식 날짜를 잡고 매우 빠르게 세부사항들을 정리 해 나가고 있으며 이 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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