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차 KAC 자격증을 취득하다
KAC 코칭 자격증 준비의 기록 (1) 글에 이은 글.
98차 KAC (Korea Associate Coach)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류 준비, 필기, 실기시험을 준비하며 가장 핸들링하기 어려웠던 것은 지옥의 임신 초기를 보내고 있던 나의 입덧과 컨디션 난조였고, 코칭 실습을 하다 구토를 하러 화장실로 뛰어가기까지 했던 나의 상태를 보며 과연 시험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가 최대의 고민이었다.
서류 심사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꽤 많았다. 준비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지만, 오탈자나 날짜의 제대로 된 기재 등을 꼼꼼하게 심사하는 동시, 중간중간 사인도 필히 해야 하는 게 있어서 몇 번이나 검수를 하고 출력 후 우체국에서 센터로 보냈다. (KAC 시험은 수강을 한 센터, 한국코치협회 두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시험 응시료는 20만 원이었다.
우선 서류는 당연 붙었겠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필기시험공부는 사실 컨디션 난조로 많이 하지는 못했다. 전날 하루 정도 바짝 내가 기초 워크샵을 수강했던 센터에서 받은 교재 위주로 많이 공부를 했고, 그 외에는 한국코치협회 사이트 구석구석을 찾아서 공부했다. 윤리규정, 코칭철학, ICF 핵심역량 (다음 차수부터 업데이트된 버전으로 바뀐다고 한다), 코칭의 역사, 커뮤니티 탭 내의 질문들 등을 보고 긁어서 하나의 구글 다큐먼트로 만들었다. 페이지수로는 도합 14 페이지 정도 된 것 같다. 여담이지만 한국코치협회에 건의를 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면, 점점 코칭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웹사이트 리뉴얼을 해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서류 심사 발표가 나고 11월 16일(수)-11월 18일(금) 사이에 한국코치협회 사이트에 접속하여 필기시험을 봐야 했다. 11월 18일(금)이 마감시간이었고, 나는 그날 연차를 내고 오전에는 입덧으로 계속 고생을 하다 점심시간 무렵 겨우 정신을 차리고 사이트로 접속을 했다.
로그인을 하고 팝업창이 뜬 후 1번 문제를 풀려는 무렵, 갑작스러운 컴퓨터의 반항으로 팝업창이 멈춰버렸다. 한 문제당 풀 수 있는 초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나는 팝업창을 닫고 다시 접속을 했더니, "이미 응시한 응시자라 시험이 불가하다"라는 내용이 나왔다. 아뿔싸...
코치협회에 급작스럽게 전화를 했으나 점심시간이라 부재중이라는 자동 응답이 흘러나왔고, 갑자기 입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시험이야 또 보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받았는데 아니 시도했다가 탈락한 것도 아니고 문제도 못 풀고 기회를 박탈해 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1시 2분경 다시 협회로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을 했다. 물론 문제에 당면했을 때 바로 문자 인증 시간과, 에러 발생 시간 등을 다 확인할 수 있도록 당시의 시간이 나온 캡처화면을 증빙자료로 첨부한 메일도 보내놓은 상태였다. 정말 감사하게도 담당자분께서 상황을 잘 이해해 주셨고, 인터넷 환경 잘 확인하고 한번 더 시도해 보라고, 그다음 기회는 없다고 하시며 한 번의 기회를 주셨다. 하지만 이미 땀을 많이 흘린 터라 원래보다 긴장을 많이 한 상태로 시험을 보았다.
시험 문제들은 반 정도는 공부한 부분에서 나왔고, 반 정도는 알 것 같으면서도 아리송한 문제들이 있었다. 센터마다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고 하이라이트 하는 부분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게, 필기시험을 마치고 같은 센터에서 공부를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니 그분 역시 나와 헷갈렸다고 느낀 부분들이 비슷했다. 나중에 타 센터에서 공부를 한 지인을 통해 알고 보니 일부 센터에서는 일종의 핵심요약지 같은 것을 전달받아 전날 토대로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질문이 거의 똑같이 나왔다고 했다.
여하간 필기시험을 보고 난 후에 나의 자신감은 많이 꺾였다. 원래 성격상 "이번에 떨어지면 다음에 보면 되지 뭐"처럼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환경적인 요인 + 나의 컨디션으로 너무 기분이 저하가 되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잘했다고 토닥여주었다.
시험을 보고 일주일이 좀 지난 시점 결과 발표가 되었고 정말 감사하게도 나는 12월 3일 토요일 오전 10시엥 실기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실기시험은 화상전화 (화면은 끄고 목소리로만)로 진행이 되었고, 나와 다른 응시자분이 파트너가 되어 응시를 하고, 진행을 하시며 심사를 하시는 분 한 분과 다른 심사하시는 분께서 들어오셨다.
실기시험은 각 응시자마다 10-15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주어진 시간 속에서 코칭 대화모델을 얼마나 잘 활용하여 코칭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그 프로세스 속에 꼭 언급해야 할 것들 역시 있고, 시간을 잘 매니지 하는 것 역시 중요하며, 애티튜드 역시 관건이다.
시험 시작 전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 심사관님들께서 가벼운 질문을 던져주셨다. "코치로서 본인의 강점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셨고, 나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잘 이해하고 요약하여 거기에 맞는 질문을 잘해서 상대방이 잘 몰입하고 확장할 수 있게끔 하는 부분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후 시험 시간이 끝나고 (나의 응시 파트너님은 습관 개선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오셨고, 나는 임신 기간 중 시간을 어떻게 잘 쓸지에 대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심사관님들께서 각 응시자에게 친절하지만 명확한 피드백을 주셨다. 나에게는 우선 음성이 좋고, 상대방을 굉장히 편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어 고객들이 잘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으며 누구와 대화를 해도 잘하실 것 같다는 이야기 (정확한 워딩이 기억이 안 나지만 대략적으로 이런 맥락)와 더불어 나의 아쉬운 점으로는 질문을 끊어서 해야 하는 부분, 요약 반영도 조금 짧게 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을 말씀 주셨다. 코칭 연습을 하는 내내 내가 조심하려고 했던 나의 말이 길어지는 부분, 그리고 본업의 직책의 특성상 녹아져 있는 부분들을 온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나도 주옥같은 피드백을 정확하게 주셔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필기시험이 끝나고 9일 뒤 12월 12일 (월), 나는 최종 합격 명단에서 나의 이름을 보았고 보자마자 나에게 추천서를 써준 분들을 비롯하여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돌렸다. 사실 KAC 합격률은 꽤 높은지라 잘 준비만 하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고 하지만, 뭔가 업무와 병행하며 내가 이렇게 몰입하여 무언가를 몇 달 동안 준비를 했다는 부분과, 준비를 하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나의 분야를 확장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앞으로 관련 공부를 계속하고 싶단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나는 오는 1월부터 KPC 자격증을 준비할 예정이다. 임신으로 온/오프라인 병행수업이 가능한 센터를 물색 중이고, 출산 일정으로 과연 내가 200시간의 코칭과 60시간의 교육을 다 채울 수 있을지 고민인 동시에, 관련하여 들어야 하는 수업들과 더불어 코세라 등 외국 플랫폼에서도 코칭 관련해서 듣고 싶은 수업들을 추리니 나의 한 달 치 월급을 고스란히 갖다 줘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하려면 잘하고 싶다"라는 욕심이 들고 있다. KPC 취득을 준비를 하려면 나도 유료코칭을 해야 하는데, 정말 나의 고객이 돈이 아깝지 않게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늘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는 남편에게 참으로 고맙다.
내가 앞으로 갈 먼 길의 작은 시작을 자축하며, 태나라 코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