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넘치는 한국사회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베를린보다 훨씬 비싼 장바구니 물가를 실감하며 계산대에 섰다. 장바구니를 들고 오지 않아 담아갈 박스가 필요했다.
"혹시 저쪽에 있는 박스 좀 써도 될까요?"
비어있는 계산대에 납작하게 펼쳐진 몇 개의 빈 박스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건 안 돼요. 저희들 밟고 서 있어야 하거든요."
아 맞다, 한국 마트에서는 캐셔들이 서 있었지. 짧은 시간 동안 잊고 지냈다.
백화점 식품매장은 더하다. 얼마 전 강남의 한 백화점의 식품매장엘 갔다. 계산대를 가만 보니 물품 바코드를 찍고 계산을 해 주는 캐셔 옆에 구매자의 물품을 봉투에 담아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짐이 무거우면 주차장 등 까지 구매한 물품을 옮겨주는 사람들도 유니폼을 입고 서 있었다. 백화점 식품매장이 유난히 비싼 이유는 이 사람들의 인건비 때문일까?
베를린의 마트에서는 캐셔들이 대부분 앉아있는다. (ROSSMANN 같은 곳에서 서서 일하는 캐셔를 본 적이 아주 가끔 있다.) 마시는 음료를 페트병 채로 옆쪽에 올려두기도 한다. 일주일에 다섯 번은 마트에 갔던 나는 단 한 번도 앉아있는 점원 때문에 불쾌했던 적이 없다. 마트 캐셔를 못 앉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한국사회는 정情이 넘친다던데 그 정情으로 마트 캐셔들이 앉아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안 될까? 아니면 구매자도 앉을 수 있게 의자를 하나 놓던가 ^^
참조한 기사 목록
- 마트 계산원들 왜 서서 일하지.. 앉아 일하는 모습 불쾌한가요?
https://news.v.daum.net/v/20180118112146649
- [북 리뷰] 마트 계산대 직원은 왜 앉을 수 없을까
http://hankookilbo.com/v/aa5b746f9b1749cd9635f9d6edc3c5e1
- 주 35시간 근무의 내막..."화장실 포기하게 한 이마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98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