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연수 Oct 16. 2023

<나의 트랜지션 일기>  0장: 프롤로그

 






[0장: 프롤로그]

           

이 기나긴 이야기를 무슨 말로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우선 나는 트랜스여성이다. 좀 길게 풀면 MTF(male-to-female) transgender 라고도 한다.

각자 이해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성전환자’ 혹은 ‘트랜스젠더’ 라는 말은 살아가면서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유명한 사람으로 치면 예전엔 ‘하리수’, 요즘 시대에는 ‘풍자’를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     

그래서 왜 글을 쓰게 되었냐면 지금 바로 위에 적은 문장들이 이유가 되었다.

나같은 사람이 단지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사례 정도로 남는게 싫어서, ‘그 연예인 누구누구’ 같은 멀리 있는 존재로만 여겨지는게 싫어서, 당신 주위에 흔하게 있을 수 있는 평범한 동료 시민 중 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태어났을 때 남성으로 지정받아 살아온 내가 트랜스여성으로 정체화하기까지의 과정, 의료적 트랜지션(수술)의 과정,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일이나 들었던 생각들을 꾹꾹 눌러담아 펼쳐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낯설거나 불편할수도, 혹은 나의 부족한 글솜씨로 인하여 재미가 없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나의 이야기를 듣고서 트랜스젠더의 삶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고 조금은 더 지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게될 여러분이 트랜스젠더의 삶에 대해 ‘알고싶다’에 더 가까운 감각이라면 우리가 분명히 맞닿을 수 있는, 연결될 수 있는 지점도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지점을 잘 포착하여서 우리의 다름이 다름으로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