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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May 17. 2016

창의력은 패턴에서 시작된다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고 원리를 파악하라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조셉 프리드먼은 어린 딸이 빨대로 음료수를 마시다가 자꾸 바닥에 엎지르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딸의 서툰 손짓에 빨대가 목을 찌른 것이죠. 고민 끝에 조셉은 윗부분에 주름을 넣어 휘어지도록 만든 새로운 빨대(Flexible Straw)를 발명합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고 해결책을 단순화 한 이상적인 사례입니다. 이처럼 창의력은 단순화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원리를 발견할 때 창의력은 대개 ‘사건 및 현상의 발견 - 관찰 - 공통점(법칙) 발견 - 이론 검증’의 방법으로 구현됩니다. 제품을 만드는 마케터의 입장이라면 이 과정은 약간 달라집니다. 그들은 ‘고객의 니즈 파악 (현 제품의 불편한 점 파악) - 해결방안 모색 - 해결책 발견 - 실행을 통한 결과 도출 - 제품 출시 및 시장의 평가’의 순서를 거쳐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합니다.


방법은 약간 다를 수 있지만 모든 생각의 시작은 ‘질문’입니다. 글의 서두에 소개된 조셉의 질문은 ‘딸이 불편하지 않게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빨대가 없을까?’였고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의 질문은 ‘밤에도 낮처럼 밝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없을까?’였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과 주어진 일에 몰입하는 힘은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답답한 놈, 엉뚱한 놈, 기발한 놈’의 저자인 조관일 박사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중요한 개념으로 ‘디프리하드’를 강조합니다. ‘디프리하드’는 그가 만든 합성어로 다르게(Different), 자유롭게(Freely), 몰입(Hard)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 낸 사람들은 모두 이 세 단계를 거쳐갑니다. 그 이후 특정한 형식을 지닌 제품이나 패턴 원리를 만들어내죠. 


사실 따지고 보면 천재들은 패턴을 만들어내는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삶을 일상생활의 영역에 추가한 라이트 형제, 손 안의 컴퓨터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낸 스티브 잡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 등이 대표적입니다. 천재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의문을 갖고 이를 아우르는 법칙을 발견하여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항상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토머스 쿤이 쓴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을 보면 이를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합니다. 과학법칙을 탐구할 때도 이 원칙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발견된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리들은 예외로 취급하죠. 


이처럼 예외가 조금씩 늘어나면 날수록 기존 법칙의 지위는 위협받기 시작합니다. 이 상태에서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예외가 법칙 내의 원리보다 더 많아지면 그 법칙은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세상에 있는 모든 원리와 예외를 설명하는 새로운 법칙이 나오면 기존의 법칙은 사라집니다. 


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이전의 사례에서 언급된 ‘예외’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예외는 귀찮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규칙 안에서 움직이길 원하고 그 규칙에 어긋나는 것은 별종으로 취급합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때도 이런 태도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동사가 변하는 방식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데도 이 원리에 어긋나는 예외는 너무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 외워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공부도 이 정도인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창의적인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스트레스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 것은 모두 창의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도 창의력은 필요합니다. 기업가의 입장에서도 창의력은 중요합니다.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과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척척 만들어내는 사람 중 한 명을 해고시켜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장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을 것입니다. 당연히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은 쉽게 버림받습니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직원을 해고된 직원의 자리로 배치하면 그뿐입니다.  


제가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권하는 이유는 이 능력이 우리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또한 그 무언가는 지금까지 세상에 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확실한 차별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상대적인 반사이익이 큰 편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세상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적당주의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아깝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자신을 발전시키고 이 과정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 것이 귀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모라면 아이에게 이와 같은 학문의 길을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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