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풍요롭게 발전해야 한다
'얼마나 이 더러운 시궁창을 기어 왔는지 모르겠다. 아마 2킬로미터쯤 되었을까? 이미 코의 감각은 없어진 지 오래고 오물로 질퍽거리는 물도 이제는 편안하다. 가끔 쥐가 나왔으면 할 정도다. 이 길의 끝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이 지긋지긋한 곳을 벗어날 수 있다면 이런 고통쯤이야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내리는 비가 몸을 적시며 시궁창에서 수십 년 동안 지냈던 교도소가 뒤편에 보인다.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레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혹 내가 탈옥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진 고초를 당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가 출소하여 잘 살 수 있도록 나는 밖에서 잘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이 곳을 탈출해서 몸을 숨기는 것이 먼저다.'
위의 장면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인 앤디 듀플레인이 교도소를 탈옥하는 부분을 묘사한 글입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갈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자유는 일생일대의 목표였습니다. 마음속 깊이 생각하며 계획을 실행할 날을 꿈꿨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지만 정작 자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자유를 누리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우리가 '자유' 하면 떠올려야 될 사람으로 저는 존 스튜어트 밀을 꼽습니다. 그는 유명한 저서인 '자유론'의 저자이며 공리주의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그는 치열한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천재가 된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제임스 밀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들이 태어난 이후 혹독한 훈련을 통해 자녀를 양육했습니다. 세 살이 될 때부터 그리스어 원전으로 된 인문고전을 읽히고, 이에 대해 토론을 실시했던 것이지요. 아들인 스튜어트는 이 영향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강압적인 교육 탓에 정신쇠약으로 고생하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의 작품인 자유론은 말 그대로 자유에 관한 그의 생각이 반영된 책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유의 기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지요. 그렇다면 그가 정의하는 자유는 어떤 내용일까요?
자유론은 '인간이 가장 풍요롭게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이야말로 절대적으로 그리고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라는 훔볼트의 말로 시작합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의 의지보다는 시민이 갖추어야 할 자유에 대한 생각을 기반으로 자유론을 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는 우리가 자유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내 자유와 사람들의 자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훔볼트의 서문처럼 인간 모두의 풍요를 기원하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밀은 서론에서 자유를 '우리가 타인의 행복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 한, 또한 행복을 손에 넣으려는 타인의 노력을 방해하려고 하지 않는 한, 자기 자신의 행복을 자신의 뜻대로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한 뒤 이어 2장에서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강조합니다. 밀은 그 근거로 아래와 4가지를 이야기했는데 오늘날에 비추어보아도 이는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해당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권력이 탄압하려는 의견이 진리일 때, 우리가 이것을 강제로 침묵하게 하거나 청취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절대적 무오류성을 가정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둘째, 침묵시킨 의견이 틀렸을 경우라도, 그것은 약간의 진리를 가질 수 있고 또 대체로 가지고 있다. 만일 그러한 의견에 대해 침묵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가 파악한 진리의 완전 무결성을 가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셋째, 우리가 파악한 진리가 가령 완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그 진리를 수용하는 방법은 합리적 근거를 통한 이해가 아니라 오히려 편견의 형태가 될 것이다.'
'넷째, 마찬가지의 경우로 그 진리에 담긴 개념의 명확성과 생명력이 상실되어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 역시 생동감이 뚜렷하게 약화될 것이다.'
밀은 위와 같은 논리를 들어 '차별성이 존재하는 것이 오히려 유익하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는 '어느 한 국가가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 그 국가의 국민들이 개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똑같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급변하는 세상에서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기업들이 창의력과 인문학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좀 쉽게 말씀드리자면 순종보다는 잡종이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더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대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밀은 사람들의 생각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합니다. 바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되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사회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기'입니다. 개인적인 면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사회의 발전을 위해 자유가 어떻게 하면 활용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그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밀은 자서전에서 이 책에 대해 '하나의 진리를 설명한 철학교과서 같은 것'이라고 스스로 평하며 '내가 쓴 다른 어떤 저술보다 생명력이 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1859년에 이 책이 출판되었으니 대략 150년 정도가 지난 셈인데 현대에 읽어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으므로 우리는 자유론을 깊게 생각하며 연구해 보아야 합니다. 글의 서론에서 보았던 자유론의 첫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처음 읽을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해당 문장이 다가올 것입니다.
'인간이 가장 풍요롭게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이야말로 절대적으로 그리고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여러분들은 자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현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유를 정립했다면 지금부터는 이 개념을 새롭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유라는 개념이 지닌 독립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일어나는 창의적 활동과 사회발전 역시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원하는 일을 하나 둘 이뤄나가며 이 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노력하게 된다면 아마 더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인생을 자유로운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자유를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또한 이런 인생을 누리며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는 것도 개인이 생각하는 자유의 개념을 다시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제가 쓴 책 중 21세기 공부법의 일부를 참고하여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