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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Jul 13. 2016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을 하라

신뢰가 측정되는 시대적 방식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은 각각 다릅니다. 당연히 이런 현상은 대립을 불러일으킵니다. 누군가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진보와 보수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보수는 자신이 가진 힘과 권력을 지키려 하고 진보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보려 노력합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집단 간의 의견 차이는 없는지,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등입니다. 그런데 마키아벨리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이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그의 작품인 로마사논고에서 찾아볼 수 있죠.


"여기에서 두 가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부패한 도시에서 영광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들은, 질서 정연한 법에 의해 지배되는 도시에서와는 다른 방식을 채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첫째와 거의 동일한 논점인데),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에서 그리고 중대한 행동에서는 그만큼 더 시대를 잘 고려해야 하고 시대에 자신들을 적응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 문구에서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환경적인 요인입니다. 우리는 주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야 합니다. 만약 모두가 나쁜 행동을 하는 곳에서 착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사람은 아마 주변으로부터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받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환경적 요인은 집단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로마사논고를 읽다 보면 이와 비슷한 내용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선택이나 태생적인 성향 때문에 시대와 잘 조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불행 속에 살며 그들의 행동은 나쁜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시대와 잘 조화하는 사람들은 그 반대이다."


그렇다면 악한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선보다 악을 택해야 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개인적 이득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 답지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허나 이는 윤리적으로 옳은 행위가 아닙니다.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삶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다 보면 결국은 주변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회사 대표를 좋아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습니다. 만약 그곳이 중소기업이라면 직원들은 빠른 속도로 이탈할 것입니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현상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조명했습니다.


"만약 어떤 정부가 폭력에 의해 형성되었다면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고 생겨났을 것이며, 붕괴할 때에도 과거에 해를 입은 자들은 필연적으로 복수를 시도하고, 이러한 복수의 열망은 유혈과 죽음을 낳는다. 그러나 만일 그 정부가 절대다수의 일반적 동의에 의해 수립된 위대한 정부라면, 비록 그 다수 집단이 붕괴하더라도 지도자 외에는 다른 누구에게도 해를 입힐 이유가 없다."


이와 같은 주장은 동양의 철학에서도 발견됩니다. 도덕경 30장의 내용이 대표적입니다. 노자는 무력을 사용하여 세상에 군림하는 행위를 나쁜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도道로써 군주를 보좌하는 사람은

무력을 써서 세상에 군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무력을 쓰면 반드시 그 대가가 돌아오게 마련이어서

군사가 주둔하던 곳엔 가시엉겅퀴가 자라나고,

큰 전쟁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따르게 됩니다."




노자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도의 원리에 순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도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지닌 것으로 물을 꼽았습니다.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세상의 모든 더러움을 품고 가는 물이야말로 그 기준에 합당하다는 것이죠. 만약 누군가에게 이런 덕이 있다면 그는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은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신뢰는 거저 생기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며 끊임없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겨우 형성되는 것이 신뢰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요즘 들어 신뢰가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주 하는 SNS에서는 유명인사일수록 그의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단순히 좋지 않을까라는 추측에서 벗어나 숫자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사람들은 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생존을 목적으로 삼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가치를 추구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한 사람의 신뢰와 명성은 신뢰성, 영향력, 그리고 지위와 같이 규정하기 힘든 개념보다 측정 가능한 스코어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회적 연결과 관계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가치와 통찰력을 추출하고, 신뢰를 코드화하고 상품화합니다. 무서운 세상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순리에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숫자와 데이터로 남는 무서운 세상입니다. 이는 예전처럼 진실을 숨기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먼저 그들의 마음에 드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도 않으면서 먼저 지지를 달라고도 호소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항상 올바른 가치를 생각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합시다. 그렇게 한다면 사람들은 저절로 당신을 따를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지지를 얻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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