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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Jul 20. 2016

교육의 축이 바뀌고 있다

받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철학콘서트, 고전혁명 등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철학자 황광우는 이에 대한 답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의식을 잠재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하지 못하는 바보로 만들어 내가 왜 지배를 받고 있는지, 이것이 왜 부당한 것인지에 대해 아예 생각을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저 나는 이렇게 태어났으니 이렇게 사는 수밖에 없구나 하며 운명과 시절만을 탓하게 만들면, 저항은 생겨나지 않는다 …… (중략) 컴퓨터가 고장 났을 때, 전체 메커니즘을 모르고서는 수리할 수 없듯, 삶을 개선하는 일은 세상의 논리와 움직임을 알아야만 가능하다."


이 말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교육을 받고는 있지만 스스로 생각하며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교육의 목적은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현 상황에서 교육의 목적은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것으로 변질된 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제시된 교육이 가진 문제의 틀을 조금씩 깨 보려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개방형 온라인 교육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바로 그 예이지요. 칸 아카데미라는 무료 교육 시스템에서 시작된 이 수업방식은 조금씩 확산되어 지금은 학교와 기업 규모의 수준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학점을 취득할 수도 있고, 소정의 금액을 내면 학위도 받을 수 있지요. 이런 대표적인 교육 플랫폼으로는 코세라(Coursera), 유대시티(Udacity), 이디엑스(edX) 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세 스타트업은 수많은 MOOC 플랫폼 중에서도 자신들의 확고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시킨 모델로 평가받습니다.


현 코세라의 대표이자 전 예일대 총장을 지낸 리처드 레빈은 다음과 같은 말로 당면한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했습니다. 


"현재 전통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지식과 능력이 노동시장에서 원하는 기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이야말로 사회적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최적의 방법이지만 문제는 경제는 역동적으로 변하는 반면 기술 교육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말의 핵심은 ‘교육은 공평하면서도 학습자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입니다. 사실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사람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인터넷으로 보는 교육소식은 전혀 다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압도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비교적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하는 개방형 온라인 교육이 하나의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개방형 온라인 교육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온라인으로 강좌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긴 하지만 토론과 발표를 기반으로 하는 참여형 수업의 경우 아직까지 취약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중 화상 시스템이 구축되면 조금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모든 곳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시간을 갖고 조금씩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교육이라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다른 점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만의 경우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노인이나 노숙자들이 얼어 죽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겨울철 습도가 높고 실내 난방설비가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날씨가 덥거나 따뜻하기 때문에 추위에 극단적으로 약해져 있는 것이죠. 우리는 '각자 경험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마음속에 있는 것도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어떤 사물을 보고 누군가는 발명품을 떠올리지만 누군가는 시상을 떠올립니다. 이런 다양한 의견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질 때 이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 사람은 머지않아 고립될 것입니다. 


앞으로 교육의 방식은 어떻게 변할까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록된 지식을 정확히 암기해내는 능력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사고하는 능력이 중요할까요? 대학교의 수업방식은 바뀔까요? 우리는 얼마나 오래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에는 교육 전문가들도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모두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이런 질문을 자신의 나름대로 풀어가는 능력입니다. 교육이 어떻게 되었건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바를 확고히 하고 이를 인생에서 어떻게 녹여낼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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