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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Jul 19. 2016

상대를 위협할 수단을 갖추어라

초식동물이 살아남는 법

아프리카의 사자는 매우 강합니다. 무서울 것이 없죠. 이들은 자유롭게 초원을 떠돌며 먹이를 사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초식동물은 항상 경계태세를 유지합니다. 만약 이들이 집중력을 잃는다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가 찾아옵니다. 힘이 없는 존재는 언제나 서럽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이들에게도 자신을 지킬 방법이 하나씩은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딱히 특별한 강점이 없는 동물들은 일행의 일부를 사자나 치타에게 던져주면서까지 종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정글의 세계는 매우 냉정합니다. 위협할 수단이 없는 동물의 생존은 이처럼 힘겹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앞서 말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법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돈이나 서비스 등의 다양한 복지를 지원받습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인 셈이죠. 이처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이는 돈은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데 대개 유럽 쪽은 이 금액이 높고(사회민주주의) 미국과 동양(신자유주의)에서는 낮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 살고 있는 사회적 약자가 택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요? 주변을 보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지 않습니다. 제도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직장생활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등 그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특히 이런 일은 회사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이 지켜지는 일은 드뭅니다. 금융위기로 불리는 1998년 IMF 시기를 기점으로 고용 유연성이 향상되면서 회사는 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에게 전해졌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 분석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구축하는 현명한 전략을 활용해야 합니다.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는 '사람들은 왜 부와 권력을 탐하는가?'입니다. 이는 현대사회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마키아벨리 역시 이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피해는 공포를 낳고, 공포는 방어하고자 하는 욕구를 낳고, 이는 파벌로 발전한다. 파벌로부터 국가의 당파가 생기고, 이로 인해 국가는 파멸된다. 그러나 사태가 공적인 권위를 갖는 인물에 의해 수습되었기 때문에, 만약 그것이 사사로운 세력에 의해 처리되었더라면 일어났을 법했던 모든 해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사람들을 움직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피해'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손해는 감수하지 않으려 하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이 위험을 최대한 제거하려 합니다. 앞서 언급된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하자면 국가의 위험을 수습할 '공적인 권위를 갖는 인물'이 모두에게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적인 권위를 갖는 인물이 강자의 편을 들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국가에서 법을 만드는 사람이 강자이기 때문입니다. 강자가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에게 유리한 체계를 스스로 구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들이 도덕성까지 상실한다면 세상은 약자에게 매우 가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사실 저는 인생을 편안하게 살고 싶습니다. 유유자적하며 세상에 맞서지 않고 원하는 바를 실천하는 그런 삶 말입니다. 허나 세상은 우리를 이렇게 살도록 허락하지 않습니다. 항상 세상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죠. 그래서 더 절실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항상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 순간을 발견하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합니다. 그러나 이는 생각만큼 잘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순수함은 권력자의 탐욕으로 인해 빛을 잃습니다. 정도보다는 편법을 찾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을 쉽게 희생하죠. 약자들은 이들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힘을 결집합니다. 이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도시에 있는 한 당파가 외국 세력의 도움을 요청할 때는 언제나, 분명히 그 도시의 나쁜 제도가 원인이다. 도시의 성벽 안에서 불법적인 수단에 호소하지 않고는 사람들의 마음에 솟구치는 울분을 발산할 수 있는 방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수의 재판관 앞에 탄핵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위의 내용이 가장 잘 들어맞는 사례는 노동조합입니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공장이 활성화되던 시절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아이에게 부담된 엄청난 노동시간이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자본가는 노동자를 최대한 쥐어짤 수 있었습니다 (도시의 나쁜 제도). 그렇기 때문에 이후 노동자는 연합하여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업무시간을 줄여달라는 등의 내용이 그 요구조건(재판관 앞에서 탄핵제기)이었습니다. 이후 그 안은 받아들여졌고 시간이 흘러 지금과 같은 형태의 노동형태가 성립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개선해야 될 내용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조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권리를 찾기 위해 약자들의 힘을 합친 좋은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회사에 무리한 내용을 부탁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주장의 정당성을 잃어버릴 테니까요. 만약 이를 계속 밀어붙인다면 그들은 귀족노조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가 어렵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요? 회사에 소속되어 주어진 일을 하는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가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회사에서 자르지 못하도록 능력 또는 인복을 갖추거나 스스로 사업체를 꾸리는 것입니다. 허나 후자의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오래 버티려고 여러 가지 전략을 구사합니다. 전문성을 기르려 새벽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관계성을 향상시키려 저녁 술자리에 빠지지 않는 사람도 있죠. 반대로 회사는 직원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면 다양한 방식을 활용합니다. 일을 주지 않고 한직으로 발령을 내거나 잘하지 못하는 업무를 주며 못한다고 혼을 내는 전략을 활용하며 직원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도록 만들죠. 이는 모두 앞서 말했던 '자신에게 돌아오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자의 전략입니다. 


개인이 기업이나 단체에서 생존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체 불가능성'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누군가가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합니다. 회사의 전체적인 역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죠. 이런 이유로 대기업의 경우 해당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를 억제하려 노력합니다. 업무를 세분화하고 전체 프로세스를 파악할 수 없도록 만들죠. 이렇게 하면 유능한 직원이 퇴사를 해도 쉽게 대체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소수 엘리트 층이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탁월하다면 기업의 생존을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택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허나 개인에겐 암울하죠. 능력이 있어도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자유주의 하에서는 법의 보호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규제를 완화하고 복지를 줄이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자라는 사실로부터 미루어 볼 때 우리는 위의 사례 중 개인의 입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장의 제목인 '상대방을 위협할 수단을 갖추어라'는 이런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반드시 집단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꼭 갖추어야 합니다 (슬픈 일입니다). 


반면에 기업의 입장에서 살펴보아도 이 문제는 중요합니다. 규제가 없는 세상에서 승자는 가장 많은 힘(물리적 힘, 자본력, 정치력, 인맥 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자본가라 할지라도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만큼인지에 따라 계급이 형성됩니다. 그들 역시도 나름대로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린 초식동물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그들이 직원을 해고한다는 건 자신들 역시도 다가올 위기를 대처할 힘이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신호입니다. 


세상을 위협할 무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은 결국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중요한 이슈입니다. 자신이 혼자서 어떤 일을 감당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모든 역량을 집중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우리의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자신의 힘이 제일 중요하죠. 물론 이 문제는 말처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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