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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Jul 28. 2016

몰입은 세상을 바꾼다

우리가 모르는 C 언어 이야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언어는 C 언어입니다. 컴퓨터 전공자가 아닌 제게도 이 언어는 매우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배운 적은 없지만 컴퓨터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자주 듣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이 언어는 프로그래밍의 입문이자 개발을 하기 위해서라면 꼭 알아야 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언어는 누가 만든 것일까요? 요즘에는 정보가 발달했으니 인터넷을 치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저는 호기심이 생겨서 프로그램 개발 관련 일을 하거나 컴퓨터를 전공한 주변의 지인을 대상으로 이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에게 물어본 내용은 C 언어를 개발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가 프로그래밍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의 2가지였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지인에게 한정되어 있는 설문이기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물어본 10명 이상의 사람 중에서는 C 언어를 개발한 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정말 중요한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만든 사람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 이 언어가 참 아이러니입니다. C 언어를 만든 데니스 리치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는 그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만약 명예욕이 있다면 이 상황을 안타까워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지도 모르죠.


데니스 리치는 현대 컴퓨터의 선구자로 앞서 이야기 한 C 언어와 유닉스를 만든 인물입니다. 우리에게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만약 그가 유닉스 운영 체제를 만들지 않았다면 전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전자기기 중 상당수를 볼 수 없을 것이란 사실 때문입니다. 이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을 예로 들면 아마 애플의 제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매킨토시와 아이폰, 아이패드의 OS는 모두 유닉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월드 와이드 웹(간단히 WWW - 인터넷 주소창 앞에 치는)이라는 인터넷 표준을 만든 팀 버너스 리를 들 수 있습니다. 월드 와이드 웹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들을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전세계적인 정보 공간을 말합니다. 만약 이 사람이 인터넷 기술을 제안하고 만들지 않았다면 우리가 네이버나 구글에서 레포트를 쓰기 위해 비슷한 자료를 찾는 꼼수는 쓸 수 없게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몰입은 세상을 바꾸는 기발한 발명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 발명품은 눈에 보이는 형식일 수도 있고 앞서 말씀드린 개발 언어처럼 시스템의 형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런 발명품은 간단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생각이 녹아야 하고 이를 현실로 실행시킬 집념과 끈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몰입입니다.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일을 좋아하는 열정, 또 하나는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사명감입니다. 사람마다 이 2가지의 요소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열정이 더 큰 경우도 있고 사명감이 더 큰 경우도 있죠. 아마 데니스 리치의 경우에는 일을 좋아하는 열정, 버너스 리의 경우에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한 사명감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우리가 그들의 이런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배움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단순히 학교에서 무언가를 배우기 보다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나아가려는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역시도 데니스 리치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이 글이 유닉스 기반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태블릿 피시인 아이패드로 쓰여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노트북이나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휴대성에 있어서는 태블릿 피시를 따를 수가 없습니다. 무선으로 연결된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만 있으면 나만의 전용 워드 프로세서가 생긴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컴퓨터로 작업을 할 경우 딴짓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저는 데니스 리치와 스티브 잡스에게 평생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니 말입니다.


이미 고인이 되긴 했지만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발명품으로 현대인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은 스티브 잡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그의 창의력과 리더십, 그리고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수많은 책이 지금까지도 출간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는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지독할 정도로 집요하게 이에 몰입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그 나름대로의 노력이었던 것이죠.


무언가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집중력은 일반인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야 만들겠다는 열망과 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꼭 필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도 지치지 않고 더 생산적으로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데니스 리치와 스티브 잡스 역시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그들의 노력은 세상을 바꾸는 큰 축이 됩니다. 그들의 노력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뀌게 되죠. 지금 이 글에서 언급한 사례만 연결해보아도 이는 명백히 드러납니다. 데니스 리치의 유닉스가 없었다면 애플이라는 회사가 설립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애플이 없었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가 언제 나올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런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못했다면 제가 글을 쓰는 일도 없었겠죠. 물론 글을 쓰는 것과 이는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 간단하게 흐름만 보아도 우리는 무언가가 다른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데니스보다는 스티브 잡스를 더 많이 기억한다는 점입니다. 왜 사람들은 데니스보다 잡스를 더 많이 기억하는 것일까요? 저는 결정적으로 이들이 이런 차이를 보인 이유가 몰입의 방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잡스는 모든 일을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에 광적으로 집착했다는 것만 보아도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 고객들은 그를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데니스의 경우는 약간 다릅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만약 그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었다면 프로그램을 만든 뒤 이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을 것입니다. 단순히 C 언어를 설명하는 책을 쓴 것으로 끝나지 않았겠죠.  이는 그의 관심이 마케팅 보다는 다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잡스와 데니스의 삶 중 어떤 것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잡스의 손을 들어줄 것입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똑같이 좋은 일을 한다면 자신의 업적이 드러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데니스의 삶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비록 잡스만큼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의 삶을 통해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것에 몰입할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위대한 인물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 사실이 우리가 그들처럼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을 이들처럼 빛나게 만들어봅시다.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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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쓴 책 중 하버드 도서관 24시의 일부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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