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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Aug 25. 2016

만들어 먹을 것인가, 사먹을 것인가?

효율성으로 판단하는 음식의 세계

얼마 전에 아내와 장을 보다 눈에 띈 토스터기가 있어서 하나 구입했습니다. 이전부터 갖고 싶었기도 했었던데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000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배고팠던 대학생 시절 토스터기와 우유 그리고 빵만 있으면 꽤 즐겁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면서 그 때의 생각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이번에는 같이 있는 사람을 위해 빵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더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토스터기가 없으면 빵을 구울 때 여러모로 불편합니다. 프라이팬을 달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평평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골고루 구워지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부하며 노력한다면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요리 하나를 위해 공을 들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요리든 뭐든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인터넷이나 책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입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좋은 사례를 모방하며 궁극적으로는 자신만의 상품을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창의력을 기르는 것이죠. 사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토스트 가게를 방문하는 일이었습니다.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토스트를 만드는지 관찰했습니다. 오랫동안 해왔기에 그들은 짧은 시간에도 많은 토스트를 만들어냈고 메뉴도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정해진 레시피를 활용하여 제대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매우 강했습니다. 반면에 제가 집에서 만드는 것은 구운 빵에 계란 후라이를 끼우고 잼과 케첩을 바른 조잡한 수준의 음식이었지요. 


한참동안 그들을 바라보다 갑자기 두가지를 자본주의적으로 판단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스트를 만들며 돈을 절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료를 직접 사서 요리법을 참고하여 스스로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토스트를 직접 만들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정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 이 문제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이 대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돈을 아끼자는 입장인지라 후자가 더 마음에 들지만 신속함을 삶의 가치로 삼는 사람이라면 반응은 180도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나의 가치관과 상대방의 가치관이 충돌하면 이기던 지던 내가 얻는 이득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음식을 해주려는 (굳이 애인이 아니더라도 가족을 위해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면 아마 위의 사례처럼 싸우는 일이 적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지요.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위해 오늘부터 마음가짐을 조금씩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토스터 하나에 참 많은 것이 오고가는 하루입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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