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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Sep 06. 2016

욕심은 불필요한 것인가?

돈과 욕심의 상관관계

세상이 올바르게 움직이려면 어떤 원리를 따라야 할까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그중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순리에 따라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사상가들은 모두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 원리를 깨닫고 이와 같은 방향으로 인생의 목적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항상 이와 반대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권력자는 대부분 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급급합니다. 누군가의 이권을 보장해주고 뒷돈을 받거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잘못을 감추는 등 그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중 하나로 우리가 쉽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매관매직입니다. 매관매직의 가장 큰 폐해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돈으로 원하는 자리에 앉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사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고대 중국의 역사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고대 중국에서 매관매직이 성행했던 때는 후한 영제 때입니다. 영제는 자신의 안위와 즐거움을 누리는 일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세금을 무분별하게 썼기 때문에 국고는 금방 바닥을 드러냈죠. 고민한 끝에 영제는 벼슬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삼공(국무총리)은 천만 전, 태수(도지사)는 이천만 전, 현령(시장, 군수)은 사백만 전의 가격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직위가 높은 삼공보다 태수가 가격이 더 비쌌던 이유는 이 위치가 백성들을 더 쉽게 수탈할 수 있었던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삼공보다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죠. 반면에 현령은 태수의 눈치를 봐야 했으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습니다. 


관직을 살 때 이미 금전적으로 손해를 봤기 때문에 이들이 다음에 취할 행동은 관직을 사면서 입은 손실을 보전하는 일이었습니다.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과정이랄까요? 목적을 달성하려면 백성들을 수탈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세금을 올리고, 다양한 구실을 붙여 자신이 다스리는 땅에 재물이 많아지게끔 조치했습니다. 당연히 백성들의 원망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해준 것도 없으면서 내가 가진 것을 빼앗아갔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관리들은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처음에 관리로 임명될 때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합니다. 이러면 백성들을 쥐어짜지 않아도 됩니다. 글의 처음에 언급했던 순리를 따르는 일이죠. 그러나 욕심을 품은 사람들이 관직을 돈으로 사면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어긋났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시작은 연관된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그릇된 선택을 하도록 만듭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2가지입니다. 시작부터 바로잡거나 어긋난 상황을 그대로 두면 됩니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관직을 돈으로 사는 가운데 나만 고고한 척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을뿐더러 개인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만약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상황을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사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회인에게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대개 직장인들에게 가장 힘든 건 '빚'입니다. 빚은 한 가정의 고정 지출비를 증가시킵니다. 한 달에 들어오는 급여는 정해져 있는데 나가는 돈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기존에 유지했던 소비패턴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누렸던 혜택 중 한 부분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하죠. 당연히 삶의 질은 떨어집니다. 


기업가라고 해서 이런 추세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기본적으로 지출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직원들의 급여, 월세 및 관리금으로 통칭되는 시설기반 지출비, 대출상환금 등 계산해보면 거의 돈을 들이붓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표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려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죠. 사실 외부의 상황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향으로 시시각각 변합니다. 


이처럼 돈과 관련된 비리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예전과 다르게 은밀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예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정보입니다. 우리는 고대의 사람들과는 달리 새로운 소식을 인터넷이나 티비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있는 정보의 대부분은 그 진위를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조작하고 사람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대중의 심리를 파악하는 일에 능숙하고, 그들의 욕망을 건드려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대화나 글을 살피며 그들이 어떤 욕심을 내비치는지 파악하는 일입니다. 세상에는 자신의 힘과 영향력을 활용하여 주변 사람들을 압박함과 동시에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일이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앞서 언급한 사례는 이들 중 일부에 불과하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추천하는 전략은 책읽기 입니다. 직접 경험하는 방법이 제일 좋지만 이렇게 될 경우 우리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학습자의 안전이라는 점에서 볼 때 책은 세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세상의 모든 욕심을 버리더라도 공부와 책읽기에 대한 욕심은 꼭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까지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 제 심정입니다. 약자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공부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도구 역할 밖에는 하지 못할 것입니다. 공부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깊이 살펴보는 습관을 가집시다. 이런 전략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안전하게 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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