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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Sep 07. 2016

제네럴리스트의 조건

만능엔터테이너가 만들어지는 방식

언제부터인지 연예계에서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래 전에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영역이 분명했습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등 전문성을 갖추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던 것이죠. 연기를 하는 사람이 노래나 춤을 한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거의 진입이 불가능했죠. 


그런데 요즘은 이전과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요즘은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하는 연예인이 많습니다. 가수를 하다 연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스포츠스타가 노래를 하기도 합니다. 연예계에서 특정 영역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이는 좋은 현상일까요? 아니면 나쁜 현상일까요?


저는 먼저 이런 현상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변을 넓히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는 점을 살펴볼 때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연예계를 포함하여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전문가를 요구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이전에 비해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신의 영역은 당연히 잘해야 하고, 이에 잘하는 것이 하나 더 있어야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요즘 청년들이 힘든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시간은 부족한데 갖추어야 할 것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오랫동안 훈련하며 내공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영역에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지금까지 쌓아놓은 기반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위험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처음에 서투른 모습을 보이다가도 금새 새로운 영역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 이처럼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원인을 그들의 몰입경험에서 찾고 싶습니다. 가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 대부분은 연습생 시기를 거쳐서 데뷔합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연습생 시절에는 배고프고 힘든 상황을 많이 경험합니다. 그 가운데서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킨 사람들에게 데뷔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죠. 데뷔를 하기 위해 연습생들은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피나는 노력보다는 이들이 실력이 없던 연습생에서 멋진 가수가 되기 까지의 과정을 몰입하며 체험해보았다는 사실입니다.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성취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른 영역에서도 이전까지 했던 방식을 통해 성공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자신이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결국 대중에게 인정받아 제 2의 영역을 확고하게 굳히게 되죠. 


이런 능력을 지닌 연예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많이 고민합니다. 그들의 고민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도 비슷한 주제로 많이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어야 하죠. 만약 우리가 이들 연예인처럼 무언가에 성공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은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무언가에 몰입하여 성과를 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며 얻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런 자산이 있어야 지금 나의 전문영역과 다른 영역에서의 장점을 합치는 통섭이 가능해집니다. 



이 글은 제가 쓴 책인 '하버드 도서관 24시'를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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