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위대한 학자가 있었다. 그는 평생을 '걷는 것'에 대한 연구에 바쳤다. 그는 여러 동물들의 보행 방식을 분류하였고 그러한 방식이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또한 각 보행 방식 별로 어떤 골격과 근육 구조가 필요한지에 대해 정통하였다. 더 나아가 인간에게 있어서 걸음거리의 모습이 어떤 심리상태에서 나타나는지, 또한 특정한 걸음거리의 모습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비춰지는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야말로 걷기에 관해서는 대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걸을 수 없었다. 하반신이 불구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도 하고 현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모두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좀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란, 걱정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냥 걷는 것처럼, 그냥 잘 사는 것일 뿐인거 아닐까? 때로는 사변적인 지혜가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삶을 다만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더 현명한 삶의 방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