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Happily Ever After

수영하며 번역하며

by 백지민

원하는 것이 생기면 마치 그걸 이루면 영원히 행복한 상태가 될 것만 같다. 저 옷만 사면 행복할 텐데. 지금보다 5kg만 빼면 행복할 텐데. 돈을 얼만큼 모으면 행복할 텐데. 마치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고 끝나는 고정된 동화 속 이야기처럼, 우리는 그 행복의 고정된 상태를 갈망한다. 그리고 그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 산—우리가 갈망하는 것—만 넘으면 될 것만 같다. 저것만 사면. 이것만 가지면. 그러나 그렇게 해서 갈망하던 무언가를 가졌을 때—원하던 신형 핸드폰을 사고, 원하던 가방을 사고, 원하던 직장에 합격하고, 원하던 성적을 얻고, 원하던 대학에 갔을 때—우리는 정말 고정되고 영원한 행복감을 느끼는가. 정말로 Happily Ever After한 상태가 되는가.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적금까지 부어 몇 개월 뒤 원하는 물건을 샀을 때, 생각보다 기쁘지 않음에 놀랄지도 모른다. 원하던 직장을 얻었을 때, 그 기쁨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음에 놀랄지도 모른다. 원하던 몸무게를 달성했을 때, 그 달성한 고지는 일시적인 것이고 만족을 모르는 시선은 여기서 조금만 더 빼야지, 여기만 더 얇으면 될 것 같아, 하고 몸을 세세하게 뜯어보기 마련이다. 우리가 그렇게 갈망하던 것을 얻었음에도, 우리의 갈증은 그리 쉬이 해소되지 않는다. 왜냐면 어떤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 우리의 이야기는 하나의 책처럼 모든 페이지가 닫히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생각과 몸과 상황이 변화하는 우리는 또 다른 만족감을 주는 행위, 물건, 상태를 찾아나선다. 그렇게 영원히 찾아나선다.

이렇게 갈망하던 무엇을 얻는다고 한들 행복감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면, 우리 인간은 새로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찾아나서야 하는 운명이라면—그렇다면 어쩌면 무언가를 원하는 이 상태야말로 완전하고 영원한 것이 아닐까. 우리 인간의 본성이 원래가 더 나은 것을 바라는 성향이라면, 무엇을 얻든 완벽한 만족이라는 것은 없다면, 그렇다면 그 나은 것을 성취한 상태를 얻은 이후가 아니라 이전에라도, 아니 그 이전에야말로, 우리는 완전하고 온전히 행복한 것이 아닐까. 더 나은 것을 갈망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그 상승욕이, 우리의 본질이자 영원한 상태가 아닐까.

그렇게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는 책 속의 한 페이지처럼 고정되어 그림처럼 정적으로 박힌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살아 숨쉬고 움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리이기에, 어쩌면 우리의 행복의 상태마저도,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초상화처럼, 가변적이고, 손에 잡히지 않으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매끈하기보다는 울퉁불퉁하고 평온하기보다는 어딘가 불안정한, 그런 동적인 상태가 아닐까.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Happily Ever After가 없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그 과도기를 사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인생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고, 그 불안정함 자체를 사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렇게, 염원하는 상태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완벽한 행복에 보다 가까워지는 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