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루에 똑같은 음식을 세 번 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하루쯤 지나 김 빠진 콜라를 먹는 것과 혹은 다 식어버린 피자의 눅눅한 치즈를 먹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먹는다'는 것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감각이 죽어있는 듯하다. 네가 날 떠난 뒤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먹고 싶다, 울고 싶다, 자고 싶다. 살고 싶다 같은 감정들이 사라져 버렸다. 내 자리는 그 자리 그대로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분명 몸은 살아 움직이고 있는데 그것을 제외한 모든 것은 멈춰있다.
너와 만났을 때처럼 똑같이 하루가 흐르고 한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것이 흐르는데 나만 이렇게 멈춰있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게 슬퍼진다. 이렇게 멈춰있다는 것이 슬퍼진다.
쓰러져서 운다, 울며 쓰러진다. 멈춰진 세계는 언제쯤 제대로 돌아갈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