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GER & ClOSER NOT SMALLER FURTHER AWAY
언제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뛰게 만드는 내 최애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그가 이번에는 영상 전시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꼭 가야지 하고 있던 차에 마침내 주말을 맞이하여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가고자 마음먹기가 쉽지는 않았던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전시 장소의 위치 때문이었다.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차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면 솔직히 쉽게 갈만한 장소는 아니었다.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라이트룸 서울'은 외진 곳에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주차 공간도 생각보단 꽤 있는 편이었고 아예 이런 영상 전시를 위한 장소로 꾸며진 곳이다 보니 외관도 크고 나름 꾸며놓은 모습이었다.
이번 전시는 영상 전시로서 약 50분간의 영상을 한 공간에서 360도의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몰입형 체험 전시였다. 이것이 그냥 제작사에서 준비한 전시였다면 안 갔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데이비드 호크니가 직접 기획 단계에서부터 3년간 직접 참여한 화가 본인이 공인한 전시였기 때문에 안 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영국 런던 라이트룸에서 처음으로 개막한 뒤, 무려 서울에서 두 번째로 전시를 하는 것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50분간의 영상 구성은 총 6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는 원근법 수업
두 번째는 호크니, 무대를 그리다.
세 번째는 도로와 보도
네 번째는 카메라로 그린 드로잉
다섯 번째는 수영장
여섯 번째는 가까이서 바라보기로 되어있다.
원근법 수업은 말 그대로 그림과 원근법에 대해 설명해 주며, 호크니가 본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었고
호크니, 무대를 그리다는 다재다능한 올라운더 화가 호크니의 극장 작업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도로와 보도는 영국 출신인 호크니가 미국 LA 산타모니카로 넘어가면서 그린 LA의 도로와 보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영국에서는 영국의 분위기에 맞게(?) 우중충하고 우울한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 LA로 넘어와서는 밝고 경쾌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걸 알아서인지 속으로 키득하고 웃었다. 실제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A Bigger Splash 역시 LA에 있을 때의 작품이다.
카메라로 그린 드로잉은 단순히 그리는 것을 넘어서서 카메라의 영역까지 손을 댄 호크니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주제였는데, 사진에 부족한 시간성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했던 호크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영장... 역시 호크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물의 표면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표현한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 가까이서 바라보기는 최근의 호크니의 작품 성향을 보여주는 주제로 아이패드로 그린 다채로운 그림들과 무궁무진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주제였다.
한 마디로 이 영상 전시를 요약하자면 데이비드 호크니의 60년 미술 인생을 50분의 영상으로 압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총 100분의 시간 동안을 그곳에 있었는데, 처음에는 앞에 화면을 집중해서 다 보았다가 2회 차부터는 360도 돌아보며 작품을 즐기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앉아서만 볼 수 없는 전시라 서서도 보고 온 마음으로 작품을 느끼려 하였다.
11시에 입장했을 때에는 사람들이 없어서 오롯이 화면에 집중하며 볼 수 있었고 2회 차부터는 사람들이 꽤나 들어왔는데 영상 전시에 걸맞게 가운데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사진을 찍고 하는 것이 마치 관객들이 작품에 동화되어 그들 자체로 작품의 일부가 된 것 같아서 보기가 좋았다. (소심한 나는 그저 외곽에 있었지만 말이다.)
시간만 충분했다면 이 영상 전시가 끝나는 오후 5시까지 머물러 있고 싶었는데 일정이 있어 그러진 못하고 12시 40분쯤에 나와 굿즈샵을 방문하고 물건을 산 뒤 라이트룸 서울에서 나왔다.
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하며 역시 전시장 오기를 잘했다고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