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아름다움의 극치.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
이 영화에 대해서 워낙 많은 이야기를 들은지라, 보기도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하고 갔다. 사실 본래 개봉 때는 시간이 나지 않아 못 보고 이번에 재개봉으로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아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버릴 장면이라고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로 빛을 발했다. (색감만 놓고 보자면 포토샵 어플로 원색의 느낌을 한껏 뽀샤시하게 살린 유럽 시골 마을의 알록달록한 배경의 느낌이 나온다.)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도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에서 협찬하여 아름답고 빛나는 영화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또한 원색의 화려한 색감 하며, 인물의 특정 부위를 극단적으로 가까이에서 찍는 익스트림 클로즈업 쇼트(주로 인물을 찍을 때), 카메라 렌즈의 방향을 위나 아래로 기울여가며 찍는 틸트 쇼트(호텔 내부를 보여줄 때),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는 장비에 매달아 영상을 찍는 달리 쇼트까지 다양한 카메라 기법을 다채롭게 사용하여 보여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현재와 과거의 장면을 보여줄 때 화면 비율이 계속 바뀐다는 점이었는데, 보통의 영화는 한 화면비율을 그대로 끝까지 유지하는 반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시시각각으로 화면비율이 바뀌기 때문에 과거 회상 장면을 구분하기 쉽게 해주는 것 외에도 끊임없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영화에 파고들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영화적 재미와 아름다움을 한 데 섞어서 만든 아름다운 영화였지만 영화의 내용적 측면에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울 만한 것들이 부분 부분 존재한다. 사전에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간다면 잔인하고 리얼한 모습에 무서울 수도 있는 영화다. 손가락이 잘린다거나, 피가 튀기는 건 당연하고 심지어는 동물을 창문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까지 나온다.
아름다운 영상미에 상반되는 내용, 멜로디는 아름답지만 가사는 한없이 잔인한 노래처럼 포스터의 외관에서는 알아차리기 힘든 미스터리 장르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지목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인이자 그녀의 애인인 구스타프와 그의 충실한 호텔 로비보이인 제로가 그녀의 악들인 드미트리에게 쫓고 쫓기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내용이 이렇긴 하지만 난해하다거나 이해가 힘들다거나 하지는 않고 중간중간 깨알 개그도 포함되어 마냥 무겁게 표현되지는 않는다.(그렇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다.) 위의 장면들도 장면 하나하나만 따로따로 보자면 그렇지만 영화 전체로 보자면 웃으며 넘겨볼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표현된다. 화려한 캐스팅의 배우들의 연기는 덤.
매우 감각적인 영상미와 흥미로운 스토리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박찬욱 감독의 표현대로 "생일 케이크 같이 달콤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