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그 이름, 윤동주. 일제강점기라는 불운한 시대를 살았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인생을 산 아름다운 청년.
언제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1,2위를 다투는 시인. 그의 작품들을 보면 왜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고 만다. 간결한 문장 속에 드러나는 단호함, 슬픔, 그리고 당대를 살아가던 청춘의 고민들을.
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그야말로 명인이 아주 잘 빚어낸 하나의 빚깔 좋은 도자기였다. 솔직한 말로 윤동주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준익 감독은 그 결을 절제하면서도 아주 섬세하고 담백하게 풀어내었다.
의도적인 흑백의 화면이 마치 그 시대를 살아온 듯한 느낌을 주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당시로 빠져들었다.
또 영화에 나오는 시들은 윤동주의 것이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영화의 흐름에 맞게 적절하게 배치되었기에 오히려 그 감동이 배가 될 수 있었다.
이준익 감독이 영화를 참 잘 만드는 감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미담 자판기라는 별명을 가진 강하늘 배우도 참 잘 맞았고, 윤동주의 영혼의 단짝 송몽규 역의 박정민 배우도 정말 인상 깊은 호연을 펼쳤다. 세 사람의 합이 맞아서 이런 좋은 작품이 탄생했구나 싶었다.
이렇게 좋은 영화로 그를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이 영화의 의의는 더없이 충분했다.
더 이상 미주알고주알 할 필요 없이 이 영화는 그저 일견 할 것을 추천한다. 보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이 없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의 초판본 시집을 두 권 사서, 하나는 소장용으로 또 하나는 감상용으로 잘 읽고 있는데 마음이 어지럽고 복잡할 때 그의 시를 읽으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가 살아온 시대를 알아서일까. 복잡한 마음을 그가 위로해주어 그랬을까.)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