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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Dec 03. 2020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나의 바르셀로나

나를 정리하는 시간


한국 회사를 정리한 후 100일 동안 여행을 하고 30일을 바르셀로나에 머물다가 이 도시에 꼭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동안 내가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삶을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하면서 사소한 것에서부터 마음먹고 도전한 것들까지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대면하게 되었고 혼자만의 시간도 많아졌다.


대중교통 대신 걸어서 이동할 때

집 앞 바에서 카페 콘 레체 마실 때

해변에 누워 파도 소리 들을 때

테라스에서 맥주 마실 때

나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기


자아성찰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할 필요가 없었다.


단순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하고 여러 상황 속에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했던 행동과 느꼈던 감정을 한번 되돌아보는 것으로 충분했다.


내가 이 과정을 즐길 수 있었던 건 바르셀로나에서는 생각지 못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항상 즐거웠던 경험들을 아니었지만 이후에 내 행동과 감정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내 스스로를 실험해보는 것 같았다. 그 과정에서 항상 배우는 게 있었고 나름의 성취감이 있었다.






새롭게 발견한 내 모습


바르셀로나에서 지내는 동안 많은 사건들은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아주 좋아한다.


항상 누군가와 함께 했던 일들을 혼자 하게 되면서 혼자라는 두려움보다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었다. 하루에 일정 시간 내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조용히 내 시간을 즐기는 것이 나에게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바르셀로나 투어 가이드에 도전하게 되었을 때 낯선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곧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고 좋은 피드백이 이어지면서 재밌는 일이 되었다.


하루 종일 바르셀로나에 대해 강연하는 것과 같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비슷한 일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뿌듯하고 흥미로운 일이었다.


이외에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 때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내가 생각 보다 훨씬 더 말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나에게는 인생 최대의 도전이었던 바르셀로나 생활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되었다.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되었고 식당은 맛보다는 분위기, 헬스보다 요가, 고기보다는 채소, 정물화보다는 초상화와 같은 사소한 취향도 더욱 확고해졌다.


그래서 바르셀로나는 나에게 더욱 특별하다.
















나, 아델



한국 회사 생활을 정리한 후 3개월 동안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한 달을 보낸 바르셀로나는 꼭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고 한국에 돌아온 지 6개월 만에 다시 떠나 5년이라는 시간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다.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은 나의 또 다른 가족이 되었고 다양한 국적의 유럽 사람들은 내 회사 동료 혹은 친구가 되었다. 바르셀로나 도시 자체를 너무 사랑했지만 이방인으로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그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미워하는 마음도 크기를 같이 하고 있다.



'나의 바르셀로나'는 이런 기억들을 조금씩 적어보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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