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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Dec 03. 2020

바르셀로나 크리스마스 장식

나의 바르셀로나

11월 바르셀로나

11월이 되면 바르셀로나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걸리기 시작한다. 매일 지나다니는 거리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보이기 시작하면 바르셀로나의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과 함께 크리스마스 연휴가 한 달 남짓 남았음을 의미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제외하면 기념할만한 날이 없는 11월,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이 들어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


11월 26일 목요일 바르셀로나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에 2020년 첫 번째 불이 들어왔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매년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에 첫 크리스마스 거리 장식 점등을 한다. 


미국인들에게만 중요한 날인 Thanksgiving에 맞춰 거리 장식을 점등하는데 이는 바르셀로나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상권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반짝이는 바르셀로나의 거리가 예뻐서 추운 날씨에도 걷고 싶어 진다. 상인들이 이런 효과를 기대한 것 같다. 






바르셀로나 크리스마스 장식

11월의 네 번째 목요일에 점등을 시작한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1월 6일 동방박사의 날까지 매일 저녁 도시를 밝힌다. 


100km가 넘는 거리에 걸린 크리스마스 전구들이 일요일부터 목요일에는 17:30-23:00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17:30-24:00까지 불이 켜져 있다. 특별한 날인 크리스마스이브 Nochbuena, 크리스마스 Nabidad, 새해 전날인 12월 31일 Nochvieja, 그리고 동방박사의 날인 1월 5일과 6일 Noche de Reyes에는 새벽 1시까지 더 오랜 시간 동안 켜져 있다. 


거리마다 다른 모양으로 꾸며지는데 큰 거리일수록 화려하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비싼 거리인 그라시아 거리가 제일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그랑비아와 람블라 거리의 장식들도 상당히 화려하다. 


하지만 이 시즌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식은 아라곤 거리의 장식이다. 단순하게 만든 전구들이 모여 소박하면서도 예쁜 불빛을 만들어 내는 게 좋다.


작은 골목에는 크리스마스 메시지나 동네의 개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그림들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었다. 좁을 골목 전체가 크리스마스트리가 된 거 같아 깊고 고요한 밤 크리스마스 장식 아래를 걷기 위해 고딕 지구나 보른 지구의 와인바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한다. 






2020년 크리스마스


여전히 코로나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12월 말까지 Lock down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경제 수축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 올해 바르셀로나 시는 기존보다 65%가량 더 투자한 170만 유로, 한화 2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도시의 크리스마스 장식과 상인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않았던 발마스 Balmes 거리에도 전구를 밝히고 카탈루냐 광장은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더욱 화려한 장식을 해두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바르셀로나를 밝히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조금이나마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 











나, 아델


한국 회사 생활을 정리한 후 3개월 동안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한 달을 보낸 바르셀로나는 꼭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고 한국에 돌아온 지 6개월 만에 다시 떠나 5년이라는 시간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다.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은 나의 또 다른 가족이 되었고 다양한 국적의 유럽 사람들은 내 회사 동료 혹은 친구가 되었다. 바르셀로나 도시 자체를 너무 사랑했지만 이방인으로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그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미워하는 마음도 크기를 같이 하고 있다.


'나의 바르셀로나'는 이런 기억들을 조금씩 적어보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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