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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Jan 26. 2021

그라나다 알바이신지구 산니콜라스 전망대, 타파스&타페오

스페인 여행 일기: 그라나다 알바이신 지구 전망대, 스페인 타파스 타페오


알바이신 지구의 하이라이트, 산니콜라스 전망대



알바이신 지구 정상에 위치한 산니콜라스 전망대는 알람브라 궁전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그라나다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다. 알람브라 궁전뿐만 아니라 바닥에 낮게 깔린 그라나다 시내의 모습과 만년설이 있는 시에라 네바다의 모습까지 파노라마 뷰로 함께 즐길 수 있다.



누에바 광장에서 산니콜라스 전망대 가는 길

* 버스 C31, C32: 15분 정도 소요.

정류장 8개: Plaza Nueva - Plaza San Nicolás

* 도보: 15분~20분 소요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므로 내려오면서 알바이신 지구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라나다 대성당에서 가까운 누에바 광장은 알바이신 지구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산니콜라스 전망대까지 버스나 도보로 15분~20분 이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은 알바이신 지구 중심에 있는 숙소에서 야경을 보기 위해서 전망대를 찾았고 한 번은 알바이신 지구를 걷고 걷다가 전망대에 닿았다.






그라나다의 파노라마 뷰



나는 누에바 광장이 아닌 다른 지점에서 시작해 알바이신 지구를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전망대를 찾았다. 시간제한 없이 아주 여유롭게 걷다가 도착한 거라 많이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알바이신 지구의 경사가 꽤 가파르고 자갈길을 만나면 발바닥이 더 아픈데다가 치안에도 유의를 해야 되는 점을 생각하면 버스를 타는 걸 추천한다.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반짝이는 야경보다는 감동이 덜했다. 그라나다에서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전망대는 해 질 녘 때쯤 도착해 야경을 보고 산니콜라스 광장에 있는바에서 맥주 한잔하는 코스가 효율적인 것 같다.


그라나다를 여행한다면 산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어둑어둑한 언덕 위에 알람브라 궁전이 밝게 빛나 더욱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선을 아래로 돌리면 흐릿하게 보이는 시에나 네바다의 능선을 배경으로 그라나다가 반짝였다.


가까이에서 밝게 빛나는 알람브라 궁전과 달리 멀리 흩어져 빛을 내는 도시의 모습은 그라나다를 비추는 달과 별 같았다.






스페인의 음식 문화, 타파스 Tapas



스페인의 타파스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1인분 보다 적은 양으로 음식을 서빙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시작된 타파스의 여러 가지 설 중에 하나는 손님에게 음료를 내놓을 때 잔 안에 먼지나 벌레가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빵이나 햄으로 잔 위를 덮은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타파르 Tapar는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덮는다.'라는 의미인데 이 단어에서 타파스 Tapas가 유래되었다.


적은 양의 음식을 여러 가지 주문해서 함께 나눠 먹는 것이 타파스 문화이다. 한 접시에 각자의 포크로 혹은 손으로 집어먹는다. 최근에 확실히 삼가게 된 관습이지만 찌개 하나에 숟가락을 담가 먹거나 한 상에 차려놓은 반찬을 같이 나눠먹는 우리 문화와 같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익숙하다.


이런 타파스를 그라나다에서 가장 신나게 즐길 수 있다. 타파스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처럼 음료를 주문하면 타파 하나가 무료로 나오기 때문이다.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작은 도시나 마을에서 타파를 그냥 주는 경우를 가끔 봤는데 그라나다처럼 제대로 된 타파를 주는 곳은 보지 못했다.


알코올 혹은 무알코올 음료를 하나 주문하면 가게에 따라 자신들의 메뉴와 순서대로 타파를 함께 내어온다. 공짜라고 우습게 보면 절대 안 된다. 맛은 기본으로 맛있고 양이 꽤 되는 데다가 음료를 추가할 때마다 메뉴가 달라진다.


오전에 그라나다 시내를 다니다 너무 더워서 누에바 광장의 카페에 들어갔다. 띤또데베라노를 하나 주문했는데 두툼한 닭 가슴살 꼬치가 올라간 삔초가 나왔다. 가격은 음료 가격만 해서 7유로가 조금 안됐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누에바 광장의 카페에서 음료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꽤 비쌌는데도 이 정도였다.






밤새 멈추지 않는 타페오 Tapeo



그라나다의 무료 타파스를 200%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타페오이다. 타페오는 우리나라에서 술자리를 1차, 2차로 옮겨 다니는 것처럼 여러 바를 다니며 음료와 타파스를 즐기는 문화이다. 음료를 주문하면 무료로 나오는 타파는 집집마다 네 다섯 가지로 종류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다른 타파스를 맛보기 위해서 혹은 같은 타파스라도 다른 맛을 보기 위해 두 세잔 정도 마시고 나면 옆집으로, 옆 광장으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간다.


그라나다에 도착한 날, 알바이신 지구를 구석구석 소개해 준 마리나가 처음 무료 타파스와 타페오에 대해 알려주었다. 산니콜라스 광장 바로 옆 타파스 집에서 생맥주인 까냐를 한잔 주문했더니 엔살라다데루사, 러시안식 샐러드가 나왔다. 삶은 감자, 참치, 다른 야채들을 마요네즈로 섞은 샐러드는 맥주와 잘 어울렸다.


한 잔을 거의 비워갈 때쯤 마리나가 맛있는지 물어봤다. 맛있다는 대답에 마리나가 맥주를 한잔 더 주문했고 이번엔 돼지고기와 야채를 구운 꼬치요리가 나왔다. 두 번째 타파도 맛있어 세 번째 잔을 주문하려는데 마리나가 말렸다. 이 집에서는 두 잔이면 충분하다며 바로 옆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방식으로 타파스와 함께 맥주 두 잔을 더 마시고 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저녁, 알바이신 지구를 한참 둘러보고 와서 쉬고 있는데 마리나가 노크를 했다. 그라나다를 떠나기 전에 제대로 된 타페오를 즐겨야 한다며 그라나다에서의 마지막 밤에 피에스타를 하자고 했다. 뜨거운 열기가 충분히 식은 밤 10시쯤 마리나와 함께 집을 나섰다. 집 근처 타파스 바에서 시작했는데 알바이신 지구에서 바가 있는 작은 광장들은 한번식 다 들른 것 같다.


타페오를 제대로 한때에는 한 집에서 두 잔 이상 마시는 게 아니라면서 한 잔만 하고 일어난 집도 여러 곳이었다. 맛본 음식들에 대해 마리나가 간단히 설명해 주고 가게마다 다른 맛을 같이 평가했다. 지나가던 언니의 친구를 우연히 만나 같이 왁자지껄 떠들기도 하고 다른 광장의 바에서 옆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 반갑다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바를 옮겨 다닐수록 하나둘씩 인원이 늘어나더니 새벽 2시를 넘기자 우리 일행이 총 열 명이 되었다. 마지막 바 주인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와 오늘 충분히 먹어주었다며 자기도 쉬고 싶으니 마무리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아주머니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밤을 새울 기세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술과 음식을 즐기며 그라나다의 현지인과 여행객이 어우러져서 보낸 시간이었다. 마리나와 집에 도착해서도 신나는 기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만났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가며 이야기를 하다 잠들었다. 타페오를 하는 동안 마치 내가 그라나다의 알바이신 지구에 오래 살았던 것처럼 그 동네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여행을 했던 시간이라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던 그라나다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산니콜라스 전망대의 파노라마 뷰와 스페인의 타파스를 현지 사람들과 같이 즐겼던 타페오는 그라나다와 알바이신 지구를 더욱 선명하게 추억할 수 있게 해주었다.














스페인 여행일기


스페인행 비행기 표를 먼저 산 후 한국에서의 회사 생활을 정리했다. 스페인 말라가를 시작으로 모로코와 포르투갈을 거쳐 이베리아반도를 100일 동안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났다. 낯선 곳에서 홀로 보낸 시간은 나 자신을 조금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고 처음으로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해주었다. 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최고의 여행이었다.


스페인 여행일기에서 그 여행의 추억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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