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기 다산 선생부터 네덜란드인 하멜까지 유배생활을 한 곳은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이번에는 땅끝마을이다. 지난 17일(금)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2’에서 잡학박사들이 땅끝마을 해남을 찾았다. 우리나라 땅끝마을은 두 곳인데 함경북도 온성이 북쪽 땅끝이고 남쪽 땅끝은 전라남도 해남이다.
해남을 찾은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장동선 다섯 박사는 서양음식인 피자 시식에 들어가면서 하멜 이야기로 수다의 포문을 열었다.
네덜란드인 하멜은 동인도회사에서 일하던 선원으로, 일본 나가사키로 이동하던 중 제주도에 표류, 한양으로 이송됐다가 다시 강진으로 유배됐던 일을 ‘하멜표류기’라는 기록으로 남겼다.
뇌과학자 장동선은 하멜표류기가 원래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한 보고서였다고 말했다. 일종의 산업재해보고서였던 것. 잡학박사들은 하멜 일행이 조금이라도 더 임금을 더 받기 위해 약간의 과장도 섞어 기술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네덜란드인 하멜과의 통역을 위해 당시 정부는 이들보다 먼저 표류해 20여 년간 조선에 살며 아이까지 낳은 박연(얀 얀스 벨테브레)을 통역관으로 보냈다. 하지만 박연은 너무나 오랫동안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아 자기네 고향사람들과도 간신히 대화가 통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조선 정부는 하멜 일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융숭한 대접을 했으나 하멜 일행은 탈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계속 말썽을 일으키고 결국 효종은 이들을 해남 강진으로 유배 보내게 된다.
강진에 도착한 하멜 일행은 기근이 닥쳐 끼니를 잇기 어렵게 되자 다양한 알바에 나섰는데 산에서 땔감을 해다 팔기도 했으나 네덜란드 춤으로 구경꾼을 모으는 등 버스킹으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하멜기념관은 당시 강진으로 유배 왔던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에 대한 기록을 보존, 강진과 네덜란드 호르큼 시와의 활발한 문화적 교류를 위해 개관했다.
왼쪽, 곡선 형태의 목조건축물은 하멜이 표류 끝에 도착한 제주를 상징하며, 오른쪽의 각진 건물은 조난선 스페르베르(Sperwer)호를 상징한다.
100여 점의 유물이 소장된 전시실은 ‘하멜표류기’를 비롯해 하멜의 생애, 17세기 조선과 네덜란드의 정치사회적 상황 등 각 주제별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오전 9시에 오픈해 오후 6시까지 연다. 관람료, 주차료 모두 무료이다.
한편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오랫동안 유배생활을 한 곳이다. 다산은 정조 임금의 왕권강화를 위해 배다리, 화성 건설 등의 업적을 달성한 조선 말 과학자로 1801년 신유사옥으로 경상도 장기로 유배되었다가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다시 강진으로 유배되었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등 600여권에 달하는 장서를 저술한 정약용은 강진읍 동문밖 주막과 고성사의 보은산방, 제자 이학래 집 등에서 8년을 보낸 후 1808년 봄,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겨 1818년 9월까지 10여 년간 생활했다.
다산초당에는 다산 선생이 거처하던 동암, 제자들의 유숙처이던 서암, 다산 선생이 직접 글자를 새긴 정석바위, 찻물을 뜨던 약천, 차를 끓이던 다조, 연못 속에 섬을 표현한 연지석가산과 천일각 정자가 있다.
임요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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