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부터 일본까지 5개 정부를 거치면서 형성된 독특한 문화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비행기표를 아무리 싸게 구매했다고 해도 현지 숙박과 식사, 이동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면 결코 알뜰여행이라고 할 수 없다. 여행자 물가는 빅맥지수로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빅맥지수는 나라별 맥도날드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표준화된 품질의 빅맥을 미국의 최근환율로 변환해 매기는 물가지수다.
나라마다 통화단위가 달라도 빅맥은 현지물가 특히 현지 음식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되므로 여행자에게도 유용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이코노미스트가 집계한 빅맥지수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스위스가 가장 높은 6.74달러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노르웨이 5.91달러, 스웨덴 5.82달러, 캐나다는, 4.66달러, 독일 4.45달러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 3.86달러로 일본(3.36달러)보다 앞서 어느덧 고물가 국가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타이완(2.15달러)은 빅맥지수가 의외로 낮아 이목을 끈다. 대만이라고도 부르는 타이완은 태평양 서쪽에 자리 잡은 경상남북도 크기의 작은 국가로, 중국이 세계무대에 등장하기까지 우리와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
타이완은 좁은 국토 안에 산맥과 언덕, 분지, 해안, 습지와 같은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포함하고 있는데다 도시 문화가 발달해 짧은 시간 다양하게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로 꼽힌다.
특히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台北)는 역사유적과 현대도시적인 면모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도시로 대만 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이다. 타이베이의 이런 다채로움은 스페인, 네덜란드, 청나라, 일본, 국민당까지 5개의 정부를 거치면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타이베이 시 신이구에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 101’은 지상 101층, 지하 5층으로 이루어진 타이완 최고의 건축물로, 세계에서는 아홉 번째로 높은 건물이자 수도 타이베이의 랜드마크 기능을 하고 있다.
요즘처럼 으슬으슬 추워지는 시점에는 베이터우 온천여행을 추천한다. 베이터우 온천은 대수산에서 흘러 내려온 백광, 청광, 철광질 등의 성분이 신경통과 풍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전 세계를 통틀어 타이완에서만 발견되는 광석인 베이터우석(北投石)이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이 돌에 햠유된 미량의 방사성 원소 라듐은 면역, 소염, 진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2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이터우 온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을 방문해보자. 신베이터우 전철역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온천박물관은 18세기 초 온천이 최초로 개발된 당시의 외관을 그대로 보여준다.
온천이 건설될 일본에서는 영국 빅토리아양식이 혼재된 네오르네상스양식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이곳 베이터우 온천도 이에 따라 지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실내는 일본 다다미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베이터우 온천가를 따라 산길을 올라가다 길 끝자락 울창한 숲속에 온천수의 진원지 디러구(地熱谷)와 만날 수 있다. 입구부터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 후끈후끈한 열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장난이 아닌데 조그만 가면 울퉁불퉁한 암석 사이로 팔팔 끓는 온천수를 볼 수 있다.
디러구 온천수의 온도는 80~100도 가량으로 계란을 넣으면 바로 익어버린다. 울타리가 쳐 있긴 하나 자칫 잘못하다 소지품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히로히토 일본 황태자가 방문하여 유명해진 룽나이탕, 세 개의 섹션으로 된 친환경 노천탕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하루 중 물을 교체하고 청소를 하는 타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추어 가야 한다.
그밖에 타이베이 인근에는 야생 버드나무라는 뜻의 예류, 광산 지역인 진과스, 온천마을 우라이, 항구도시 지룽, 타이완의 예 정취가 살아있는 지우펀, 도자기 마을 잉꺼 등의 관광지가 있다.
타이완에는 현재 4개의 국제공항이 있다. 타이베이 송산 국제공항, 타오위엔 국제공항, 타이중 국제공항, 가오슝 국제공항이 그것으로 어디든 인천에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임요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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