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람에 적응하며 진화했기에 체질 강하고 질병 저항성 높아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곧 크리스마스! 실속 없이 카페를 배회하느니 제주도로 날아가 제주 흑돼지로 영양보충을 하고 오면 어떨까.
제주도에서는 돼지를 도새기라고 부르는데 과거 제주도민들은 집집마다 돼지를 길러 경조사에 대비했다. 제주 토종돼지는 특별히 털빛에 빗대 흑돼지라고 부르며 인분을 먹고 자라 똥돼지라고도 한다.
제주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 전통음식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흑돼지 고기가 1위로 선정될 만큼 흑돼지는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제주 흑돼지의 특징은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이는 청정 한라산 자락에 자연방목으로 사육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제주 흑돼지 맛집을 검색하면 전국적으로 모두 908곳이 잡힌다. 그만큼 국내에는 제주산 흑돼지 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이 여러 곳 존재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흑돼지는 제주에서 먹어야 한다. 제주시 간수로 입구와 건입동까지 구간은 제주도가 공식 인정한 청정흑돼지거리이다.
제주 흑돼지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데 보통 구이나 돔베고기로 먹는다. 먼저 구이를 시키면 오겹살이 나온다. 흑돼지 오겹살은 일반 삼겹살에 비해 지방층이 얇으며 살코기와 지방의 분포가 일정해 육질이 쫀득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자글자글 기름을 흘리며 익어가는 오겹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제주에서 오겹살은 맬젓(멸치액젓)에 찍어 먹는 게 정석이다.
보통 오겹살이라고 하면 돌판에 김치, 콩나물, 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음식을 말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단독 조리로 먹는 것이 흑돼지의 맛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비결이다.
제주에서 돔베고기라 하면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먹는 음식을 말한다. 조리된 음식을 이리저리 옮기지 않으므로 접시에 담아 먹는 것에 비해 덜 식은 상태에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돔베고기 역시 멜젓에 찍어 먹는데 다시마나 묵은지에 돌돌 말아 먹기도 한다.
참고로 제주흑돼지는 제주 바람에 적응하며 진화했기에 체질이 강하고 질병 저항성이 높다. 표선면 성읍민속촌을 방문하면 돗통에서 흑돼지가 자라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데 돗통은 제주의 전통적인 흑돼지 생활공간으로 인분 처리, 음식물 쓰레기 처리, 퇴비 생산 등의 기능이 있다.
임요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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