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간 KTX, 바다열차, 레일바이크 타고 강원도 곳곳을 누빈다
[트래블바이크뉴스=권라희 기자] 하얀 눈이 가득 찬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국 각양각색의 기차를 타고 한 눈에 담아오자. 1박 2일 동안 KTX, 레일바이크, 바다열차로 강원도 곳곳을 누비며 산과 바다, 명소를 내 기억 속에 꼭꼭 새겨보자.
열차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 KTX 809 서울발 진부역 행 열차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전 9시에 출발한다. KTX 809 서울발 진부역 행 열차는 1월 현재 서울역에서 9시 1분, 청량리역에서는 9시 22분에 출발한다. 진부역에 10시 38분이면 도착한다. 열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 풍경을 감상하느라 1시간 30분 남짓 이동시간은 금방이다.
2월에는 동계 올림픽 기간 열차 운행시간이 조정되니 출발 전에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2월 간 KTX 857 열차는 오전 7시 55분 출발하여 9시 6분 진부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조정된다.
한 폭의 그림, 전나무 숲길과 천년 고찰인 월정사
본격적인 강원도 명소 여행은 월정사부터 시작한다. 진부역에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면 오대산 월정사에 도착한다. 전나무 숲길과 천년 고찰인 월정사가 한데 어우러져 그림 한 폭과 같다. 전나무의 꼿꼿한 기상은 그 자체로 장쾌하다. 전나무 숲에서 맘껏 크게 숨 쉬어 보고 몸과 마음을 맑게 씻어보자. 월정사의 탑을 돌며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보아도 좋다.
마음과 몸 속을 비웠으니 이제 채울 차례. 점심은 건강식으로 산채정식을 먹자. 계절에 따라 갖은 산나물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산채정식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월정사 입구나 진부면 소재지는 산채정식을 특히 잘 차려내기로 유명하다. ‘발우공양’의 의미는 음식을 차리는 데 있어 쓰인 모든 이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데 있다. 건강한 삶에 감사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한 끼를 스스로에게 대접하자.
한국의 알프스, 대관령 양떼목장
오후 일정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대관령 양떼 목장으로 가보자. 보기만 해도 귀여운 몽실몽실한 양떼들이 밥을 달라고 조른다. 양떼 건초주기는 체험코스로 있어 SNS에 인증샷도 많이 올라온다. 양을 가까이 접하고 신기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제 안목커피거리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며 숨도 돌리고 여유도 갖자. 은은한 커피향에 휩싸여 바다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큼 여유로운 시간은 없다. 안목 커피는 1980년대, 자판기 커피에 미숫가루를 첨가하고 헤이즐넛을 선보이면서 커피가 맛있는 곳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판기 대신 개성 강한 카페들이 자리를 잡았다. 안목해변 커피거리는 ‘2016한국관광의 별’ 음식 테마 거리 부문에 선정되었다.
하루의 피로를 풀 숙소는 지장수 온천으로 보양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면 금상첨화겠다. ‘대한민국 보양온천’은 섭씨 35도 이상, 건강에 유익한 탄산과 유황 등이 함유돼 있는 온천수를 가진 곳들로 선정된다. 지장수(地漿水)는 누런 흙에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물을 부어 흐리게 될 때까지 휘저어서 생긴 물이다. 동해 천연 지장수 온천은 28℃로 미네랄이 풍부해 아토피, 각질, 무좀, 무릎관절 등의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양온천욕으로 심신의 건강지수를 높여보자.
망상해변 동해 해돋이와 아침 황태해장국
다음날은 힘차게 솟아오르는 망상해변 동해 해돋이를 보며 하루를 시작하자. 망상해변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바닷가를 둘러싸고 있고 5킬로미터에 달하는 고운 모래밭이 있다. 동해안의 ‘명사십리’라 불리며 오토캠핑의 명소이기도 하다.
지난 밤 술 한 잔을 기울였다면 아침식사로 속이 확 풀리는 황태해장국이 일품이다. 강원도 강릉 지역 토속 음식인 황태해장국은 황태를 찢어서 육수에 버섯, 두부, 조개, 콩나물, 무 등을 넣어 끓인 국이다. 명태를 겨울에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놓아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말리는데, 살색이 노랗고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올랐다고 해서 황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황태에 간을 보호해주는 메티오닌, 리신 등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해 숙취에 도움이 된다.
바닷가와 나란히 기암절벽, 정동진
둘째 날의 첫 번째 일정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였던 강릉 정동진에서 시작한다. 정동진은 철길과 해변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바닷가와 나란히 기암절벽이 굽이굽이 이어지고 백사장과 마주한 소나무 숲이 우거졌다. 정동진 역은 전국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기도 하다. 정동진은 서울 광화문의 정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해안 절경이 한눈에, 바다열차
정동진에서 추암까지 해안 절경을 한눈에 담아올 수 있는 ‘바다열차’ 를 추천한다. 바다열차는 정동진-동해-삼척을 잇는 56km의 동해안 해안선을 달리는 열차로 모든 좌석이 바다를 향해 배치되어 있다. 열차를 타고 해안 도로를 달리는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1~4호차의 좌석이 다르게 배치되어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면 1호차, 연인과의 여행이라면 커플 좌석인 2호차, 가족과 함께라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3호차, 친구들과 함께라면 단체석이 있는 4호차를 선택하면 된다.
이제 정선으로 이동한다. 산으로 둘러싸여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아우라지로 자리를 옮겨보자. 아우라지는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 어우러진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두 개의 천이 합쳐서 아우라지부터 강이 되는데, 한강의 최상류 지점이다.
송천계곡과 기암절벽이 있는 구절리 레일바이크
정선에서는 구절리 레일바이크를 타봐야 한다. 정선 구절리를 출발해 아우라지에 도착하는 편도 7.2㎞ 구간이다. 송천계곡과 강 양쪽에 늘어선 기암절벽 등 자연 경관이 무척 아름답다. 구절리 레일바이크는 정선의 강과 숲 속 설경을 편안하게 즐기기 좋다. 국내 레일바이크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아쉽지만 이제는 서울로 향해야 할 시간, 평창역에서 KTX 826을 타고 출발한다. 1박 2일간 KTX와 바다열차, 레일바이크까지 골고루 타보고 강원도 곳곳을 알차게 누빈 추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권라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저작권자 © 트래블바이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