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맞이, 불꽃축제로 시작하는 사모아
[트래블바이크뉴스=김지현 기자] 한 해가 바뀌는 것을 제대로 기념하고 싶다면 사모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사모아에서는 매년 12월 31일 자정부터 30분 간 현란한 불꽃축제가 펼쳐진다. 사모아는 공식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기 때문에 이 불꽃놀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모아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는 두 개다. 그냥 사모아로 불리는 독립령 사모아와, 미국령 사모아로 제2차 세계대전 때 각각 영국, 미국의 지배를 받으며 갈라지게 되었다. 역사적인 이유로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긴 했지만, 지금도 왕래가 잦아 두 나라를 오가는 항공편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미국령 사모아에 지금도 약 300명의 한국사람이 살고 있지만, 독립국 사모아에 주민으로 등록해 사는 한국인은 한 명도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원양어선 기착지 였던 60년 대 에는 2천 명이 넘는 한국사람이 살기도 했다.
날짜변경선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두 나라의 물리적 거리는 164킬로미터로 비행시간으로 따지면 18분이지만, 시차는 무려 24시간이 난다.
미국과의 교역량이 더 많았던 1800년대에는 두 나라가 워낙 같은 시간대에 놓여 있었다. 1892년 미국의 무역상들이 사모아 정부를 설득해 미국과 같은 시간대로 들어오게 한 것이다. 처음으로 날짜변경선을 이사한 날이 미국 독립기념일이었기 때문에 7월 4일에 기념식을 두 번 치르는 행사도 벌였다.
이 때 사모아는 날짜변경선의 가장 서쪽에 놓여있어 세상에서 가장 먼저 해가 지는 나라였지만, 미국보다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와의 교역량이 늘자 이들 나라와의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 역사의 하루를 지우기로 결정한다. 그 날은 2011년 12월29일 목요일이다.
아무리 가상의 선이라해도, 물리적으로 시차가 하루나 생기는 바람에 사람들은 삶에 적지않은 변화를 맞게된다.
2011년 당시, 한 숨 자고 일어난 186,000명의 사모아 사람들과, 1500명의 사모아 인근 섬, 토켈라우의 주민들은 30일을 건너뛰고 31일 토요일 아침을 맞게 되었다. 30일이 생일이었던 사람들은 미리 생일파티를 했고, 노동자들은 금요일에 일을 안 했지만 국가의 보조로 임금에서 하루 치 수당을 제하지 않고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시간이동 후, 사모아의 시간은 호주 동부보다 3시간이 빨라졌고, 미국 캘리포니아보다 22시간이나 빨라졌다. 특히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사모아에 가면 두 번의 생일, 두 번의 결혼식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여행지'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제주도 보다 가까운 거리인 이 두 나라를 건너려면 사전에 꼼꼼히 준비를 해야한다.
시차가 하루나 차이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약속시간에 몇 분, 몇 시간이 아닌, 하루나 늦게 도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루를 꼬박 기다려 줄 연인, 비즈니스 파트너는 흔치 않으니 말이다.
한편, 한국에서 사모아까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뉴질랜드, 호주, 피지를 경유해 사모아로 입국할 수 있다. 이용가능한 항공사는 대한항공, 버진 에어, 에어 뉴질랜드, 피지에어웨이즈, 폴리네시안 항공, 하와이안 항공 등이다.
뉴질랜드에서 사모아로 가는 항공편이 가장 많지만, 피지를 경유하는 방법이 시간, 가격대비 가장 효율적이다. 인천에서 피지(난디)까지 대한항공이 직항편을 주3회(화·목·일) 운항한다.
피지에서 사모아의 아파이까지는 피지에어웨이스가 주6회 운항하며, 비행 시간은 약 1시간40분 소요된다. 피지와 사모아의 시차는 1시간이다.
김지현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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