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얼마나 사셨어요?
호주에서 살면서 만나는 많은 분들이 보통 묻는 질문입니다. 저는 20살이 되자마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려고 호주 퍼스에 처음 왔었습니다.
대답하기가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 저는 호주에서 1년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3년을 싱가포르에서 일을 하고 다시 호주에 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호주에 있었던 기간을 다 합쳐 3년이라고 대답하곤 한답니다.
어리고 용감했던 20살의 저는 호주 퍼스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게 됩니다. 난생처음 살아보는 해외에서의 삶,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 일 겁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정말 세상에 '나 혼자'인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길게는 1년까지 살아야 될 호주에서 살고 있는 모든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실패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고, 성공을 하신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모든 것은 정말 마음먹기에 따라 달린 것 같습니다. 호주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확실히 있는 것이 좋겠죠.
해외에서 산다는 것이 좋게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힘든 적도 정말 많답니다. 워홀을 할 때는 정말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 이방인의 신분입니다. 언어, 생활 환경, 문화 등 새롭게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워홀을 하며 겪었던 힘들었던 점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구직
호주에서 가장 많은 워홀러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구직은 정말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어를 못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 이력서를 한번 내고 일을 시작하게 된 경우, 경력은 정말 화려하나 몇 달 동안 잡을 못 구하는 경우, 경력은 없으나 새로운 일을 도전할 기회를 얻은 경우 등 주위에서 이런 상황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가지고온 200만원이 다 떨어졌는데도 일을 2달 동안 구할 수 없어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하루에 50-100장의 이력서를 시티/노스브릿지에 있는 거의 모든 가게에 낼 만큼 노력을 했지만 연락이 온 곳은 최저 임금조차 주지 않는 식당들이었어요. 중국 친구의 소개로 카페 키친 핸드 트라이얼을 하러 갔지만, 일이 끝난 후 맛있는 음식만 챙겨주고 연락을 받을 수 없었죠. 돈이 급하니 경기가 끝난 경기장의 쓰레기를 줍는 일도 해 보고요.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었어요. 계속 구직에 실패하다 보면 '아, 영어 공부를 더 할걸', '내가 이곳에 정말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며 자괴감이 들기 시작해요. 우리는 호주에서 나고 자란 호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정말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구직을 하다 보니 결국 쓰리잡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인간관계
호주 워홀을 하면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게 돼요. 보통은 같은 워홀러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워홀러의 특성상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요. 처음에는 친한 누군가가 떠날 때 슬프고 공허한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거겠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보면 그런 슬픈 감정들도 어느새 무뎌지게 되더라고요. 호주 워홀을 하며 정말 친하게 지내던 룸메 언니가 떠나고 가장 슬펐답니다. 저의 워홀이 끝이 날 때쯤, 친하던 모든 사람들이 거의 떠난 상태라 심심하고 지루하고 저도 얼른 호주를 떠나 다른 도전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일
많은 워홀러들이 정말 열심히 일을 합니다. 공장, 청소, 레스토랑, 카페, 호텔 등 많은 분야에서 각자 열심히 살아갑니다. 해외에서 살아가면 렌트비, 휴대폰 빌, 식비 등 매주 꼬박꼬박 나가야 하는 지출이 많습니다. 때로는 기대하지 않은 지출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하며 돈을 모으거나 비상금을 준비해 둬야 합니다. 다들 워홀을 온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보통은 호주의 높은 시급 덕분에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많은 돈을 모아 미국을 가고 싶었어요. 한창 바쁘게 일을 할 때는 하루에 쓰리잡을 했었는데 개인 시간도 없이 정말 바쁘고 육체적으로 힘들었답니다. 그래도 열심히 일을 하고 나면 이주마다 많은 돈이 들어왔으니 행복했지요.
가족에 대한 사랑
해외에서 생활하며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졌습니다. 쓰리잡을 마치고 저녁에 걸어서 집으로 갈 때마다 노란 불이 켜진 주택에서 가족들이 식사를 하거나 함께 모여서 티브이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나도 가족들과 함께 호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했었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집에 돌아가면 의지할 가족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을 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간절히 원했던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성인이 되자마자 호주 퍼스로 워홀을 왔었지만 원하는 목표가 뚜렷하게 있다면 언제 워홀을 오든 절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살면서 해외에서 1년쯤 살아보는 것, 정말 멋진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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