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더 Heather Sep 10. 2017

한국과 호주간의 문화차이, 호주 사람들은 게으르다?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이웃집 찰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여 내 고향 울산에서 살고있는 호주인 남자의 이야기여서 더 흥미롭게 방송을 보다 충격을 받았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결혼을 하여 12년이라는 시간을 영어 유치원 교사로 열심히 일을 해왔지만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꿈 꾸었던 도자기 공예를 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2년전에 공방을 열었다. 하지만 공방은 매번 파리만 날릴 뿐이다.  


내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데이비드가 장인 장모댁에 방문을 했는데 ‘교육을 한다는 사람이 반바지를 입고 다닌다.’, ‘고려 청자는 만들 줄 아니?’, ‘고려 청자를 만들 줄 아는데 왜 가게에는 손님이 없니?’부터 시작해서… 자막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사람 모자란 사람 아니가.’하면서 대놓고 막말을 하던 그의 장인 때문이였다. 결국 데이비드는 눈물을 흘리며 밥을 먹다말고 집에서 나오게 된다.


(그후, 장인어른은 미안한 마음에 공방을 찾아간다.)


호주 사람들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을 문화 차이로 여기고 막말을 하는 그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그들이 앞으로 돈때문에 걱정을 하며 힘들게 살까봐 걱정을 하는 의미에서 말씀을 한 것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표현이 서투른것도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이렇게 말하는건 정말 잘못 되었다.


그 후 데이비드는 한국인 아내와 국제 결혼을 하여 살아가는 미국인 친구에게 고충을 털어놓게 되고 그 친구가 고민을 하고 있을때 그의 어머니는 ‘다른 두 문화가 만났으니 축복이 두배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을 해줬다고 하는데 하나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구나하고 느껴졌다.


내가 호주에서의 삶을 그리워하고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온 이유중에 하나는 나를 나 자신으로써 봐주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였다.


내가 무엇을 입던지 무엇을 하던지 그 누구하나 신경을 쓰거나 뒤에서 수근대는 법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화장을 하고 가지 않으면 ‘너 어디 아프니?’, ‘늦잠잤니?’하며 뒷말들이 오고가지만 이 곳에서는 일터에 화장을 하고 가지 않아도 옷을 어떻게 입어도 그들에게 나는 여전히 ‘헤더’ 일 뿐 이다.


잔디에 누워 낮잠을 자고, 벤치에 앉아 혼자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고, 바에서 혼자 술을 한잔해도 혼밥, 혼술 같은 유별난 수식어가 따라 붙지 않으며 멋진 몸을 가지지 않아도 한 여름에 바다에 가서 비키니를 입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청소, 공장, 막노동 같이 남들이 기피하는 일들도 여기서는 노동이 힘든 만큼의 대가를 두둑하게 쳐주기 때문에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사람다운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점심 시간에 노동일을 하는 젊은이들이 옷에 잔뜩 페인트를 묻히고 간단한 식사를 하러 온다고 해도 그 누구하나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없다.


감사의 표시나 사과의 표현을 습관처럼 하는것도 좋았다. 지하철을 탈 때도 누구하나 먼저 타려 서두르는 법이 없고(나도 어쩔 수 없이 습관이 베인지라 가끔 서두르는 내 자신을 보며 반성 할 때가 있다.) 자신이 먼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여성들이 먼저 버스를 탈 수 있게 배려해주는 매너있는 모습은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다.


호주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이유가 높은 임금, 적은 노동시간 그리고 좋은 복지 혜택때문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도 하루하루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가고, 그런 일상속에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 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