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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Sep 18. 2017

해외 직장 생활,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



6년간 해외에서 생활을 해 오며 정말 많은 일들을 해왔다. 

일을 잠시라도 하지 않으면 집세, 식비, 생활비 등이 부담으로 다가오니 꾸준히 일을 해야 한다. 


20살부터 26살까지 단기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그리고 풀타임.

나를 거쳐간 일들도 다양했다.


세계여행 6년 결산



20살에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한국에서 직장 생활의 경험이 없었던 나는 21살에 싱가폴이란 나라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하게 된다. 경력, 스펙도 하나 없던 내가 가진 것 이라고는 '도전 정신', 용기 하나만으로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첫 직장생활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정말 배움을 얻었다. 영문 이메일 작성하는 법, 전화 인사말, 손님을 핸들링하는 법, 리포트 작성, 이벤트 오더 작성, 레스토랑 운영 방식 등 일을 하며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싱가폴에서의 직장 생활이 2년째가 되었을 때 허전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집과 직장의 생활을 반복하며 매일 같은 일을 하는 나 자신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무료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가지의 노력을 시작했다.



1. 직장 내 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기


칵테일 만들기


나는 레스토랑에서 리셉션으로 일을 했고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잘 알았지만 레스토랑 안에서 서버(Server)들이 오퍼레이션 때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브레이크 타임 동안 내가 모르던 것들을 하나 씩 배우기 시작했다. 동료에게 실제 레스토랑에서 판매 중인 칵테일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단순히 칵테일의 이름을 아는 것이 아니라 맛과 재료를 안다면 손님에게 추천을 해 주기도 더 좋을뿐더러 업셀링(Upselling)을 하기에도 좋으니 말이다.



커피 만들기

 


레스토랑 오픈 전 커피 머신을 켜는 어시스턴트 매니저 헨리에게 커피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재료들을 섞으면 아름다운 색과 좋은 맛을 만들어 내는 칵테일과는 달리 우유 거품을 직접 만들고, 아트까지 만들어야 하는 커피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은 저렇게 못생긴 카푸치노를 만들어 내곤 했지만 헨리는 늘 나를 격려하며 응원해 주었다.


이렇게 하나 둘 모르는 것들을 배우니 흥미로웠다. 그리고 큰 결심을 했다.



2. 공부를 시작하다.




리셉션으로 일하다 보니 마케팅과 세일즈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풀타임을 일을 하며 파트타임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학교가 있다고 해서 바로 등록을 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부족해서 할 수가 없었다. 새 매니저가 들어오며 배려를 해주어서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는 저녁에 시작을 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의 유일한 단짝 친구는 메이드로 일하는, 필리핀에서 온 조이였다. 그녀는 싱가폴에 온 지 5년이 다 되었고, 메이드로 일하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을 거라며 얼굴을 붉혔지만 나는 그녀 때문에 나 자신을 더 돌아보게 되었다.

 

일주일에 2일은 일을 하고 5일은 풀타임으로 일 해야 하는 현실이 조금은 빡빡하지 않을까 하곤 생각을 했었는데, 조이는 쉬는 날 없이 매일을 일을 하고 심지어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서도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평 단 한 마디도 없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반성을 했다.




나는 호스피탈리티와 투어리즘 과정을 1년간 공부했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다.


반복되는 일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서는 사직서를 내고 싶은 욕구가 끊이질 않았다. 여러 이유들이 있었다.



알 차장의 이직 조언



1. 더 이상 발전이 없는 내 모습


이른 아침 출근을 하여 유니폼을 입고 구두를 신고 사무실로 와 노트북을 꺼내어 일을 하는 기계적인 행동들에 회의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번 승진도 했고 월급 인상도 했지만 워낙 대기업이었고 내 직급 위에도 많은 직급들이 있어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에는 5-10년 동안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많았는데 매니저 직급도 달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2.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


3년 동안 리셉션 일을 해 오다 보니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어 졌다. 세일즈와 마케팅에 관심이 생겨 그 분야에 관한 일을 하거나 여행을 좋아하니 여행사에서도 일을 하고 싶었다. 틈틈이 여행사 일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싱가폴에서는 회사에서 워크 비자가 나오기 때문에 이직을 하려면 비자를 취소하고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비자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3. 긴 노동시간


하루에 8시간씩 일주일에 5일, 나의 스케줄이었지만 실제로 끝나는 시간은 알 수가 없었다. 이벤트나 혹은 레스토랑이 바쁘면 나의 퇴근 시간은 1~3시간 늦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매번 아주 늦은 밤 집에 돌아오곤 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생활이 반복되었다.


4.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



싱가폴은 지도상에서 점으로 불릴 만큼 작은 나라이다. 깨끗하고, 대중교통도 잘 되어있고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쓰는 나라이긴 하지만 싱가폴의 구석구석을 다 둘러보고 나니 더 큰 곳으로 가고 싶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아서 한국을 떠난 것인데 싱가폴에서 생활하다 보니 그런 마음이 계속 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영어를 Mother tongue으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워킹 홀리데이로 1년 생활을 했던 호주가 그리워졌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결국 싱가폴에서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게 되었다. 깊게 생각을 한 뒤, 미련이 남지 않겠다는 것을 확신했을 때 나는 매니저에게 사직서를 건넸다. 그동안 나를 잘 가르쳐주고 아껴주었던 매니저에게 상황을 잘 설명하니 그도 이해를 하고 진심으로 나의 미래를 응원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싱가폴을 떠나 호주로 돌아오게 되었고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도전 했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앞으로 한층 더 성장을 하길 원한다면, 내가 가진 능력을 더 발휘하고 싶다면 그리고 더 좋은 임금과 복지를 받고 싶다면 이직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인생은 짧고 당신의 능력은 무한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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