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더 Heather Aug 05. 2016

16. 서호주 퍼스, 호텔 하우스 키핑하기

세계여행: 호주워킹홀리데이


그렇게 시티에 있는 호텔에서 하우스 키핑을 시작하게 되었다. 호주의 호텔을 구경한 것도 처음이고, 일을 한 것도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하루에 한명당 배정받는 방은 약 11개 정도이며, 주어진 시간은 약 4시간. 침대를 만들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기본적인 청소를 하는일이였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엄청 꼼꼼하게 하여 4시간을 넘는게 일상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요령이 생겨 4시간안에 11개의 방을 쉽게 끝낼 수가 있었다.


하우스 키핑을 할 땐 보통 방에 혼자 들어가거나 2명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호텔은 혼자서 일을 하는 방식이였다. 하우스 키핑을 하며 가장 행복했을 때는, 방문 앞에 D.N.D (Do not disturb)라는 사인이 걸려있을때인데 그럼 나에게 하루에 배정된 방 11개중 하나가 사라지기 때문에 내 시간도 엄청 절약되었다.


호텔 하우스 키핑 일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몇가지 있었는데, 한번은 한국인같은 분이 방에서 나오셨다. 그러면서 나보고 혹시 한국인이냐며 물어보셨다. 그렇게 우리는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 분은 한국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분인데 출장차 퍼스로 오셨다고 한다. 방을 잘 치워줘서 고맙다며,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하셨고 그 덕분에 나는 맛있는 저녁을 얻어먹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길 자신의 토익 점수는 높지만, 영어 스피킹은 참 어렵다며 고충을 털어놓으셨다. 


퍼스에서 먹었던 음식중에 가장 값비싼 음식이였다.


또 한번은 아침에 청소를 하러 방에 들어가는데 보통 노트를 하고 '하우스키핑~' 이라 말을 하고 들어간다. 그땐 하우스키핑~ 이라고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어 당연히 아무도 없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남녀가 나체로 침대에 있는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 놀래서 문을 황급히 닫았지만, 서양인이라 그런지 나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때 이후로 문을 열땐 조심 조심여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하우스 키핑을 하다보면 손님의 특성을 알 수가 있다. 매일 매일 방이 엄~청 더러운 사람 혹은 엄청 깔끔한 사람, 자신이 직접 청소를 해놓은 사람 등등.. 그리고 고맙다며 팁으로 침대위에 동전을 놓고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우스키핑이지만 호텔에 속해있었고 (호텔 DC가 가능했다.) 시간이 짧지만 시급이 높았다. 특히 토,일요일날 일하면 배가 되는 시급이여서 주말에 일하는게 이득이였다. 


내 슈퍼바이저인 산드라는 금발이라 서양사람인줄 알았는데 미얀마에서 오래전에 이민을 왔다고 한다. 정말 좋은 사람이였다. 항상 우리가 제 시간에 끝내지 못하면 도와줬고, 청소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화를 내기보단 우리에게 조언을 해 줬다. 


동료들의 국적도 참 다양했다. 아프리카 프랑스 미얀마 타이완 인도 등등 모두들 다 친절했고, 서로를 도와줬다. 한번은 산드라의 권유로 우리끼리 점심시간에 포틀럭 파티(각자 요리를 해서 들고오는 것)를 하기로 했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나지만 이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열심히 유부초밥과 주먹밥을 만들어 갔다. 동료들도 자기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챙겨왔고, 내 음식도 맛있게 먹어주었다. 호주에서 처음가진 일자리라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동료들도 너무 친절하고 일도 나름 재미를 붙여서 좋았다.


한번 일이 잘 풀리면 계속 잘 풀린다고 하던가, 일자리 오퍼가 하나 더 들어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15. 서호주 퍼스, 일 구했다! + 이력서 쓰기 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