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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Aug 08. 2016

17. 서호주 퍼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세계여행: 호주워킹홀리데이



나는 그렇게 퍼스의 청소 대장부로 바쁘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일도 적응이 되었고, 8시면 모든 일과가 시티에서 끝났기 때문에 시티에 사는 나로써는 집까지 가는데도 부담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는 여전히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술을 마시고 얘기를 나누는 하우스 파티를 했었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들을 하루하루 보냈다.


그러던 중, 나와 그렇게 마음이 잘 맞았던, 무려 한 침대를 쓰던 룸메 언니가 곧 한국에 돌아가신다고 했다. 언니의 비자도 끝나갔고, 한국에 가서 이제 현실에 뛰어든다고 하셨다.


호주에 도착해서부터 언니와 함께 생활했었는데, 그렇게 친하던 언니가 호주에서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정말 허전했고 나 혼자서 잘 지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가 한국으로 곧 돌아가게 되면서, 언니와 한 침대를 쓰던 나로써는 아무래도 같이 침대를 쓸 사람을 찾는다는게 힘들었고 집주인에게 2주 노티스를 냈다. 같이 사는 사람들도 친절하고 좋고 재밌고, 위치도 딱 좋았었는데 이렇게 떠나게 되니 아쉬웠다. 


그렇게 나는 호주에서의 두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 날밤 사람들은 우리의 farewell 파티를 열어주었다. 그 집에는 내가 한창 일을 구하며 돈이 없을때, 내가 잘 못 챙겨 먹는것을 알고 맛있는 요리를 항상 해주시던분도 있었고, 도움을 주는 분들도 많았다. 그렇게 오래 안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누군가를 잘 챙겨준다는게 쉽지가 않을텐데 너무 감사했다. 나는 인복이 정말 좋은가보다.



그날 밤 다들 기분좋게 취한 사람들은 인생 수업 이라며 인기 투표를 실시했고, 결과는 뻔한듯, 모두 자기의 이름을 적은 듯 했다.


언니가 호주를 떠나는 날, 우리는 점심을 함께 먹었고 다음에 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며 기약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약속했던 것 처럼 내가 호주를 떠나고 한국으로 잠시 돌아갔을 때, 서울에서 만남을 가졌다! 호주에서의 추억 얘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그렇게 언니가 떠나는 날 나도 맞춰서 이사를 나가게 되었고, 내가 찾은 집은 웨스트 퍼스에 위치한 킹스파크 근처의 3층짜리 주택이였다. 방은 총 3개였으며, 집주인 커플 오빠를 제외한 여자들만 사는곳이여서 깨끗하고 좋았다. 그리고 킹스파크의 근처라서 산책을 가기도 좋았다.


그때 만난 룸메언니는 나보다 2살이 많으셨던, 워홀러였고 다행히도 개그가 잘 통했다. 그렇게 언니와도 금새 친해지게 되었다. 


우리는 함께 퍼스도 구경하고, 나와 같이 하우스키퍼로 일을 하던 타이완 친구 새라와 새라의 친구 페이튼과 내 룸메언니와 함께 *퍼스 로얄쇼에 구경을 갔다.


정말 무서워 보였던 놀이기구, 감히 도전 할 수가 없었다.
밤에 펼쳐지던 폭죽놀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 무서워 보이지만 정말 무서웠던 놀이기구. 우리의 표정에서 알 수 있다.
공중 그네, 꽤 높은데 아이들이 무서워 하지 않고 잘 탄다. 호주의 아이들은 강하다.
상품으로 자기 자신보다 큰 스파이더맨을 받은 남자. 어떻게 들고 갔을까?

*퍼스 로얄쇼 : 퍼스 로얄쇼는 매년 퍼스에서 열리는 농업 행사이다. 


IGA에서 티켓을 저렴하게 구입을 할 수 있고, 낮부터 밤까지 꽤 볼거리들이 많았다. 놀이동산이 딱히 없는 퍼스에서 이런 행사를 일년마다 하니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시티에 살게되면서 나도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 후에 브라질리언 하우스 파티에도 언니와 함께 참석했다. 브라질리언 친구인 Marcio는 짐캐리와 똑같이 생긴 외모로,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다.


브라질리언 친구 Marcio
헐리웃 영화배우 짐캐리


새로 이사한집은 꽤 조용하고 좋았다. 개개인의 책상도 있었고, 방은 좀 좁아서 이층 침대를 사용했지만 여자들만 살아서 그런지 깨끗했다. 


집에는 옥상이 있어서 가끔 혼자 가서 바람도 쐬고 노트북으로 할 일도 했다.
예전에는 친구들에게 엽서도 자주 써서 보냈는데, 이제는 나도 안쓰고 오지도 않는다.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듯이, 룸메 언니는 떠났고 많은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새 집으로 옮기면서 언니만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언니 덕분에 나는 언니에게 엄청난 도움을 받았었다. 


특히나 외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헤어짐에 익숙치 않아서 많이 슬펐고 외로웠지만, 만남과 헤어짐을 5년째 반복하다보니 이제 그런것에 태연해지는 내 자신을 보게 될때면 좀 슬프기도 하지만 또한 엄청난 자립심이 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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