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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r 04. 2018

서호주, 마가렛 리버 1박 2일 로드트립

1월 말부터 최근까지 많은 일이 있었고, 고민하는 일도 있었고 마음 한편에서 나를 괴롭히고 있던 일이 있었는데 최근이 되어서야 사라졌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면서, 간절히 휴식이 필요해졌고 퍼스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Busselton Yacht Club


"마가렛 리버로 가자."


작은 캐리어에 손에 잡히는 대로 짐을 구겨 넣고 퍼스를 떠났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버셀톤에 도착했다. 차를 타서도 어디를 갈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버셀톤을 도착해서 "버셀톤에 묵을까?" 하다가 "아니야. 버셀톤은 너무 많이 왔어." 하고는 원래의 목적지인 마가렛 리버로 다시 차를 돌렸다.




한참을 또 달리다 보니, 젖소 동상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가렛 리버에 도착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곳은 Cowaramup 소가 많아서 유명한 지역이라 한다. 이 곳에서 바틀 샵에 들려 샴페인을 하나 사기로 했다. 맛있어 보이는 이탈리아 샴페인을 하나 구입했다.



Cowaramup


마가렛 리버에 도착하기 30분 전, 피시 앤 칩스를 저녁으로 먹으며 아고다에 접속한다. 사실 1박 할 계획은 없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제대로 스트레스 풀고 가자는 생각으로 숙소를 예약했다. 아파트 형식의 숙소이었는데 좋아 보여서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예약을 했다.




일층에는 레스토랑이 있고, 그 위에 숙소가 있었다. 아파트는 아니었지만 레스토랑 위에 숙소가 3개 정도 있었다. 약간 특이한 구조였다. 예약을 너무 급하게 한 탓일까. 방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레스토랑에서 술을 제공해 주었다. 덕분에 잘 쉬면서 맛있는 코로나에 레몬 슬라이스 곁들여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Elkamo


체크인을 했다. 방은 예상외로 아주 깨끗하고 예술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었고 거실에는 티브이와 커피 테이블이 있었다.





욕실에는 거품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스파가 있어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 호주의 대형마트 울워스(Woolworths)에서 버블을 사 오고 준비한 샴페인을 마시며 피로를 풀었다. 스파를 하면서 창문을 열면 거실과 연결이 되어있어 티브이 시청도 가능했다.

다음날, 늦잠을 자는 바람에 조금 늦은 체크아웃을 했다. 다시 차를 타고 무작정 달렸다. 차 안에서 목적지를 결정하고, 구글맵에 목적지를 넣고 출발했다.



Margaret River Surfing Point


마가렛 리버 지역은 서퍼들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서핑을 하기에 좋은 지역이다. 이 곳에는 매년 서핑 대회도 열리고, 세계 각국에서 많은 서퍼들이 서핑을 하기 위해 찾는 장소이다. 날씨도 늘 온화하고 멋진 바다가 있는 곳이라 서핑을 즐기지 않아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장소이다.




서핑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걱정 말자. 마가렛 리버 서핑 포인트에는 서핑 스쿨이 있으므로, 서핑 초보자들은 서핑 스쿨을 통해 서핑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차가운 바닷 바람에 차가워진 손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실제로 내가 방문한 날 서핑 대회를 하는 것인지 평소와는 다르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무언가를 구경하면서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호주에 온다면 한 번쯤 서핑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서핑 보드에서 균형을 잡을 때의 그 쾌감은 이로 말할 수 없다.



Yallingup



목적지 없이 달리다 보니 Yallingup에 도착했다. 푸르고 이쁜 바다가 반겨주었다. 날씨가 화창하여, 피크닉을 온 가족들 수영을 하는 사람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수영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비키니를 챙겨 왔었고 화창한 날씨를 보니 수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옷을 갈아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물이 너무 시원해서 더위를 날려 버리기에 딱이었다.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큰 바위 뒤로 숨으니 나만의 아지트가 생겼다. 바위에다 옷을 걸고, 태닝을 하고 더우면 다시 수영을 하고를 반복했다.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호주에서 사는 장점 중의 하나는 다른 이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 몸매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도,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해도 그 누구 하나 불편한 눈초리를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물놀이를 끝내고, 다시 차에 올랐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한 카페가 보였다.



Yallingup Caves Cafe


어쩐지 낯이 익는다고 했는데 예전에 한번 들렸던 카페가 맞다. 그때는 꽤 많은 손님들로 붐볐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다시 찾았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근처에 다른 카페가 없어 커피값은 꽤 비싼 편이다. 아주 작은 브라우니 한 조각이 5불이 넘는다.



오가닉 제품들도 판매하는 카페


로드킬


서호주 로드트립과 캠핑을 자주 하지만 한 번도 직접 로드킬을 경험해 본 적은 없었다. 로드킬이란 도로 위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야생동물을 차로 치는 경우이다.


Yallingup에서 퍼스로 돌아가는 길. 차를 타고 한창 달려가는데, 두 청년이 손을 하늘 위로 저으며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무슨 일일까 걱정이 되어 차에서 내려 다가갔다. 갑자기 튀어나온 캥거루를 피하려다 나무를 박아버렸단다.


로드트립 중에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도로에서 야생동물들이 갑자기 튀어나올 경우는 마음이 아프고 놀라겠지만 무조건 치고 가야 한다. 핸들을 꺾어 버리면 운전자의 생명까지 위험 해 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 같은 그들을 도와주고 짧은 1박 2일 로드트립을 끝내고 퍼스로 돌아왔다.


서호주에 여행을 갈 계획이 있다면, 마가렛 리버를 한번 들려보자. 마가렛 리버 지역은 와이너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서핑 포인트, 초콜릿 공장, 치즈 공장, 맥주 공장 등 그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서호주의 아름다운 지역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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