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여행 자금 모으기
세계여행: 호주워킹홀리데이
세계 여행을 하려면 초기 자금이 얼마정도 들까요?
내가 그동안 여행 관련 블로그를 해오면서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이다. 돈에 관련된 질문은 누구나 궁금해 하기도 하면서 또한 굉장히 민감하고 사적인 부분이다. 나의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나의 초기자금이 얼마였는지 쉽게 알 것 이다. 그렇다. '200만원으로 시작한 세계여행' 이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전부 수협 통장을 나눠 줬었고 저축을 했다. 저축을 많이 한 아이에게 저축상을 줬다. 나는 그 당시 200만원을 저축하여 저축왕으로 뽑혔고, 교내방송시간에 방송실로 가서 직접 상도 받았었다. 용돈을 500원으로 받던 어린 시절 200만원이란 돈은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나는 어릴적부터 저축을 좋아했고 돈에 관심이 많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빈병을 모아 슈퍼에 가서 돈으로 바꾸고 저축을 하고, 빈 박스들을 모아 돈으로 바꾸곤 했다. 그렇게 천원 이천원을 열심히 모았다. 어린시절 읽었던 책 중에, '예림이는 열두살에 천만원을 모았어요.' 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꽤나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도 저축에 관한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주식에도 호기심이 생겨 도전을 해보고, 이자를 많이 준다는 통장도 개설했다. 한창 통장 분산에 관심이 생겨, 통장을 여러개 개설하여 큰돈은 아니였지만 돈을 나눠 저축을 시작했다.
특히나, 호주를 갈 계획을 세우면서 목표액을 달성해야 했기에 본격적으로 저축을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는 보통 방학때나 단기 아르바이트로 호텔 Banquet (연회) 에서 했다. 결혼식을 있으면 코스 요리를 서빙하는 일. 그때 슈퍼바이저가 상당히 무례했던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모두들 아무말도 못 하고 ... 공룡알 빵이 식었다며 빵을 던지던 할아버지 손님도 기억난다. 지금은 다 추억이 되었다. 단기 알바를 하면 큰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용돈 정도는 되었다.
프롤로그에서 얘기를 잠시 했던 나의 분홍색 공책이다. 여기다가 미래 계획, 버킷 리스트, 워홀 준비 리스트 등등 각종 정보들을 기록했다. 우선, '나의 미래 계획'란에 대략의 날짜를 정하여 계획을 세웠고 예산도 책정했다. 예산을 책정해놓으면 아무래도 저축하는데 도움도 되고, 내가 얼마가 필요한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계획에 맞춰서 비자 신청, 비행기 표 구매 등 실질적인 워홀 준비에 필요한것들을 미루지 않고 할 수 있어 좋다.
두번째 사진처럼 분산 저축을 했었다. 한창 유행하던 (이자율이 높다던) CMA통장, 그리고 적금 통장, 일반 통장 등등 각자 목표를 세워서 6개 통장에 분산 저축을 했었다. 적은 액수라도 목표액을 정해 꾸준히 넣었다. 사실 큰 액수가 아니여서 이자를 받아도 저축하는데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어느 통장에 얼마 정도를 입금하겠다라는 목표가 있으니 더 아낄 수 있고 목표액을 달성하는데 편리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후, 작은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달에 약 8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았고, 이 월급으로 40-50만원을 달마다 저축을 했다. 그렇게 워홀 비자 신청비, 신체검사비, 비행기표 (약 80만원 정도로 주고 구입했다. 비싸고 정말 경유를 많이 했었다. 부산 - 나리타 - 시드니 - 퍼스. 돈이 아깝지만 그땐 저가항공의 존재를 몰랐으므로 패스!) 를 제외한 200만원을 들고 호주로 향했다. 워홀을 가기 위해 이것저것 필요한것들을 구매하는데에 약 100만원 정도가 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호주 달러의 힘이 참 없지만, 내가 처음 호주를 갔을때는 무려 1200원대였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20살이 되어 5월에 호주를 갈 것 이라고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워놨었고 초기 정착을 하기 위한 예산을 세워보니 200만원 정도면 약 2-3개월정도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서 얼마가 필요하다 누구도 단정지을 수 없다. 100만원 미만으로 시작하는 사람, 500만원을 들고 가는 사람 혹은 1000만원으로 시작하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추구하는 여행 방식도 있기 때문이다. 단기로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세계여행을 할 것이라면 물론 초기자금이 더 들겠지만, 나의 목표는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 우선 호주에서 일도 하며 자금도 모으고 여행도 하자는 자급자족 여행이 목표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또한 필요한 돈을 모으는데 얼마가 걸릴지,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지, 얼마나 긴 여행이 될지 몰랐다.
혹시나 망설이고 있다면 한번 생각을 해보는게 어떨까?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 어느만큼의 '돈'이 필요하냐가 아니라, '어느만큼' 내가 그것을 원하는지- 누구든 진심으로 원하는것이 있다면 계획을 세우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계획을 따라 차근 차근 준비만 한다면 못 이룰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작된 내 여행은 벌써 5년이 흘렀고, 나는 아직도 여행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