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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r 17. 2018

#1 서호주 로드트립, 퍼스-브룸

대자연이 빚어낸 진주의 도시

서호주 브룸(Broome)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풍경은 단연 케이블 비치(Cable Beach)를 줄지어 거니는 낙타 떼가 아닐까 한다. 그 모습을 만나고 싶어 브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이 케이블 비치였다. 브룸으로 오기 며칠 전에 급하게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고,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 시작한 무계획 여행이 케이블 비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몇 년간 더운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이번에는 제발 추운 곳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자고 다짐 했건만 2017년 크리스마스에도 나는 40도에 육박하는 서호주의 북쪽인 이곳 브룸에 와 있었다.



Cable Beach, Broome


브룸의 날씨는 정말 덥고 습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추웠다고 느꼈던 퍼스에서의 생활과는 달리, 브룸에서는 땀이 나고 숨이 턱 막힐 것만 같았다. 오랜만에 이렇게 더운 날씨를 접한 때문인지, 차에서 내려서 5분을 구경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케이블 비치는 생각했던 대로 너무 아름다웠다. 푸르른 나무들과 인도양의 투명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여행을 다니며 본 바다 중에서 서호주의 바다만큼 이쁜 곳을 보지 못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Awning(차량용 햇빛 가리개)를 설치하여 그 밑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호주 사람들은 다들 캠핑 마스터라도 되는지 보면 본인 소유의 캠핑카를 가지고 있거나, 차에 보트/서핑 보드/자전거/루프탑 텐트/캠핑 테이블/캠핑 체어와 같이 캠핑을 즐기기에 좋은 장비들을 풀세트로 준비하여 차에 싣고 여행을 한다. 숙소를 예약한 곳이 케이블 비치 근처라 우선은 나중에 다시 이곳에 돌아오기로 하고 잠시 동안의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체크인을 하러 갔다.



Oaks Cable Beach Sanctuary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와아'감탄이 절로 나오던 브룸의 숙소. 케이블 비치와도 아주 가까운 거리라 운전해서 가기도 좋고, 방안에 미리 에어컨을 틀어놓은 센스로 인해 기분이 좋아졌다. 화이트와 브라운으로 깔끔하게 꾸며놓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니 본격적으로 휴가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에 너무 들뜨기 시작했다. Oaks Cable Beach Sanctuary 숙소는 독특하게 1층과 2층으로 숙소가 나누어져 있는데 1층은 이런 모습이고 2층은 대가족들이 묵기 좋게 큰 사이즈로 되어 있었다. 장기간 브룸으로 여행을 온 가족들은 숙소 앞에 자전거도 배치해 놓고 테라스에서 차를 한잔하기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방에는 미니 냉장고,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커피/티, 식기류, 옷장, 테이블이 있었다. 키친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은 다 갖추고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티비 아래에 설치된 스피커에 휴대폰을 연결하여 블루투스로 음악도 듣고, 티비도 보면서 휴식을 취했다. 이곳에는 메인 수영장도 있지만, 방 앞에도 수영장이 있어 좋았다. 굳이 멀리 여행을 나가지 않아도 이렇게 숙소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함께 있고, 타월도 여러 종류로 구비되어 있었다. 샴푸, 린스, 보디 샤워 등도 포함.




깔끔하고 아늑한 이런 분위기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정말 마음에 드는 숙소였다. 싱가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룸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아일랜드에 여행을 가며 느꼈던 것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물보다도 차를 많이 마신다는 것이었는데, 블랙 티에다가 우유를 추가하여 이렇게 마신다. 그 후로 나도 블랙 티에 우유를 추가해서 마시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블랙 티는 뭔가 부족한데 우유를 넣으며 그렇게 달지도 않고 깔끔한 맛이 좋다. 여행 내내 숙소마다 블랙 티와 우유가 구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혹시나 뭐가 있나 하고 커튼을 걷어보니 방의 테라스가 있었다. 썬 베드도 있고 멋진 자연이 한눈에 보여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다시 브룸에 간다면 이 숙소에 다시 묵고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숙소였다.




방앞에 있던 수영장, 이곳에서 묵는 동안 이 수영장을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나 혼자 수영을 즐길 수 있었다. 태닝도 하고 수영도 하고, 이런 게 행복이구나. 작다고 얕봤는데 갈수록 점점 깊어져서 깜짝 놀랐다.



Broome Divers Tavern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 구글에서 발견한 Divers Tavern, 숙소 근처였다. 호주 펍에서 먹는 치킨 파미지아나(튀긴 치킨에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곁들인 음식)는 내가 즐겨먹는 음식이다. 양도 정말 푸짐하고 샐러드와 칩스도 곁들여 나오니 입맛에 딱 맞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스페셜 메뉴에 터키 구이도 있었다.


브룸에서의 첫날이 이렇게 흘러갔다. 브룸에서는 유독 호주의 원주민인 애버리진(Abogirinals)들이 많이 보였다. 흔히 사람들은 그들이 무섭다고 말한다. 하지만, 브룸에서는 바에서 일을 하거나 가게에서 시큐리티로 일을 하는 애버리진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그들은 아주 친절했다.




Oaks Cable Beach Sanctuary


장점 
▶ 위치: 브룸의 메인 여행지, 케이블 비치의 근처. 
▶ 가격: 1박 기준 $230~
▶ 청결: 아주 청결


단점 
▶ 조식: 불포함


오버롤
 깨끗하고 디자인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조식 불포함이지만 체크인을 하면 레스토랑에서 조식에 쓸 수 있는 $10 바우처를 준다.


퍼스-브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VA1483 탑승기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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